“방과 후 아이들이 놀 만한 공간이 없어요. 매일 갈 데가 없어 혼자 유튜브를 보거나 로블록스, LOL(League of Legend) 같은 게임에 빠져있어요.”
지난 2일 두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 민영우씨(47)는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토로했다. 민씨는 현재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를 둔 아빠이자 직장인이다. 그는 “인근에서 아이들이 갈만한 곳은 시민공원과 메타세쿼이아 길 정도인데, 청소년의 시선에서 놀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왜 우리 시는 홍대나 대학로, 뚝섬유원지처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청소년 놀이공간이 없나. 아이들을 위한 시설 투자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민씨의 지적은 사실일까. 민씨가 언급한 곳에는 다양한 청소년 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홍익대로 가는 버스킹 거리에는 길가의 자투리땅에 여러 개로 이어진 계단식 원형 무대와 또 다른 형태의 미니 무대가 있다. 또 한강 뚝섬유원지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소규모 시설이 마련돼 여기서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이 우리 시 시민평화공원 내 ‘청소년’ 야외무대 경사로에서 위태롭게 보드를 타는 아이들과 대비돼 씁쓸했다. 대학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학업과 병행해 마음껏 여가생활을 즐겨야 할 아이들은 집에, 학교에, 도서관에, 또 일부는 PC방에, 거리에,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음지에도 있을 것이다. 한 전문가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자라려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며 놀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국가나 사회에서 아이들이 야외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권리보장’이라는 거창한 수사에 기대지 않더라도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청소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에서 극 중 ‘방구뽕(구교환 분)’이라는 등장인물이 이런 말을 한다. “하나,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둘,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셋,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다시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하나, 청소년은 여가를 누려야 한다. 둘, 청소년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펼쳐야 한다. 셋, 청소년은 건전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해야 한다.”
이득만 동두천시 불현동 맞춤형복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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