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한 지 4개월 된 수도권 제2순환도로 일부 구간에서 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했다. 도로 곳곳이 깨지고 파여 임시방편으로 긴급공사를 하다보니 새 도로가 누더기가 됐다. 이 구간을 달리는 운전자들은 사고가 날까 불안해 하고 있다.
최근 지반침하로 사고가 난 도로는 수도권 제2순환도로 화성~광주고속도로 구간이다. 한 용인시민은 서용인IC 인근을 지나던 중 타이어가 뜯겨 나갈 정도의 사고를 당했다. 한 수원시민도 핸들이 틀어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박을 뻔했다. 모두 지반침하로 노면 상태가 불량해 생긴 사고다.
경부와 영동, 중부고속도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화성~광주고속도로는 지난 3월21일 개통했다. 화성시 동탄면에서 광주시 도척면을 연결하는 총연장 31.2㎞의 왕복 4차로다. 금호건설 등 8개사가 참여해 건설한 민자고속도로로 총 사업비 1조4천957억원이 투입됐다. 민간투자비는 7천242억원이다. 도로는 준공과 동시에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됐고, 민간이 30년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이 적용됐다.
이 고속도로 개통으로 화성시와 광주시 간 이동거리가 기존 62㎞에서 37㎞로 줄고, 통행시간도 30분 정도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료는 소형차 기준 전 구간 주행 시 3천700원이다. 이 구간을 운행하는 차량은 하루 9만여 대에 달한다. 화성~광주고속도로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의 남동부 단절구간을 연결하는 노선으로, 경기 남동부지역 교통 환경이 좋아지고 물류 여건도 개선됐다.
그런데 4개월 만에 곳곳에서 지반침하가 일어나 운전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용인IC 인근 도로를 보면 양 방향 모두 땜질한 흔적이 많다. 도로 곳곳이 갈라지고 깨지고 움푹 패여 긴급 보수한 것이다. 고속도로 주행 중 타이어가 터지는 일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사고다. 운전자들이 불량 도로를 달리며 맘을 조릴 수밖에 없다.
해당 고속도로 운영사인 화성광주고속도로㈜ 측은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노면 일부가 꺼지는 등 지반침하가 발생했다”며 “곧바로 긴급 보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모니터링을 통해 도로 침하 지점을 파악, 보수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사고가 난후 긴급 보수를 하는 식의 땜질식 처방은 문제가 있다. 사고를 막기 위해선 사후 조치보다 예방이 먼저다. 시민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지 않도록 정확한 도로침하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도로 불량이 시공 당시의 문제일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된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근본 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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