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세상, 그거 하나면 됩니다”
우리네와 마찬가지로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이님 병점1동 자원봉사 지원단장(62)의 목표는 늘 한결같고, 소박하다.
유년 시절부터였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동네 어르신들과 어려운 상황에 처한 그들을 물심양면 돕는 부모님을 보고 자란 그였다.
그런 그들의 어깨 너머로 배운 것은 단 하나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법’이었다. 기 단장은 그렇게 서서히 봉사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시작은 딸이 초등학생이던 시절 학교 학부모회장 자리였다. 행사는 물론 청소와 등·하교까지 모두 책임져 왔다.
그러던 중 자식을 모두 잃은 한 어르신이 질병을 앓으며 홀로 지낸다는 사실을 접했고, 이내 본격적으로 봉사를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이후부터는 태안읍 새마을어머니회에 가입, 반찬을 직접 만들어 지역 내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나갔다.
그것도 잠시, 돌연 새마을어머니회가 해체됐다. 기 단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화성시 자원봉사센터에 들어가 꾸준히 봉사했다.
이후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새마을어머니회를 대신해 세워진 병점1동 자원봉사 지원단 단장직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어릴 적 목표를 언젠간 이루고 말겠다는 포부를 늘 가슴 한켠에 간직해 오던 기 단장은 흔쾌히 응했고, 지난 2018년 3월 단장으로 취임했다.
현재는 지원단을 총괄하며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에 전념하고 있다. ▲반찬 등 먹거리 지원 ▲여행 및 나들이 지원 등이 주 내용이다.
평범한 주부에서 봉사단체의 장까지. 정작 본인도 예상치 못했다. 그저 어르신들이 사회와 단절되는 게 싫다는 마음이 현재의 기 단장을 만든 것이다.
30여년간 꾸준히 봉사해온 기 단장의 등을 보고 자란 딸이 요양병원 간호사가 됐을 정도니 말이다. 그럼에도 기 단장은 부족한 점 투성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기 단장은 “욕심 없이, 그냥 제 힘이 부치는 데까지 이렇게 봉사하면서 어르신들과 함께하고 싶다”며 “언젠가 제가 할머니가 되면 그때는 부디 따로따로 떨어져 있는 세상이 아닌, 울타리 안에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성=김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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