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섬
오명희
특수학교에서 전학 온 재덕이는
혼자 놀아요
멀리 떨어진
책상
섬
우리가
재덕이의 섬에 놀러 가
함께 놀아 줄래요
함께 놀고,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
시든 동시든 꾸밈이 없어야 오히려 맛이 난다. 이 동시가 그 본보기다.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를 적은 것 외에 특별히 한 게 없다. 그런데 얼마나 가슴에 와 닿는가? 재덕이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전학 와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빙빙 겉돈다. 꼭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 같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친구들이 재덕이와 함께 놀아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는 게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다. ‘멀리 떨어진/책상/섬’. 요 구절이 이 동시의 백미다. 책상을 섬으로 본 시인의 눈이 놀랍기 그지없다. 그 다음은 또 어떤가? ‘우리가/재덕이의 섬에 놀러 가/함께 놀아 줄래요’. 이 얼마나 따뜻한가? 혼자 빙빙 겉도는 친구를 그냥 놔두지 않고 달려가 끌어안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는 미덕이다.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시인은 곧 첫 동시집을 세상에 내놓는다. 그의 작품에 발문을 쓰면서 필자는 문학에는 나이가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오히려 세상을 보는 눈은 젊었을 때보다도 나이 들었을 때가 더 멀리 보고 깊게 느끼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동시나 동화 같은 아동문학은 더더욱 그렇지 않은가 여겨졌다. 이 또한 새로운 인생 공부였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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