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이 오래 이어지면 서울에 임시 고시원이라도 잡아야 할까 봅니다”
수원특례시·화성시와 서울을 잇는 경진여객 15개 노선, 170여대 버스가 사실상 전면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이로 인해 출근하는 시민들의 불편함이 초래됐다.
파업 첫날인 11일 오전 6시30분께 수원특례시 장안구 정자동 정자3동행정복지센터 정류장. 이곳에 사당행 7780번 버스와 강남행 3003번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 20여명이 자신의 버스를 기다리며 수십여분간 줄을 서있었다. 7780번 버스는 운행 중단 노선으로, 대체버스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입석승객은 받지 않아 시민들은 버스 몇대를 그대로 떠나보내며 하염없이 본인의 탑승 순서만 기다리고 있었다. 3003번 버스 역시 전 정류장에서 좌석이 다 채워지자 해당 정류장을 그대로 통과했고,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에는 허망함이 가득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기를 여러 차례. 이윽고 버스정보시스템에 ‘좌석 0석’이 안내되자 일부 시민들은 대기줄을 이탈해 택시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수원특례시 장안구 조원동 한일타운 정류장 앞에선 출근길 혼란을 조금이나마 방지하기 위해 시 관계자들이 시민들의 출근길을 돕고 있었다. 이곳은 강남행 3000번, 사당행 7770번 버스가 정차하는 정류장이지만 파업으로 운행이 중단되자, 시 관계자들은 관용차량으로 다급한 시민들을 인근 성균관대 역으로 이송조치했다.
같은 날 화성시 향남환승버스터미널 정류장 앞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전 6시55분께부터 사당행 버스를 기다리는 10여명의 시민들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계속 확인하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매일 사당으로 출근하는 40대 남성 B씨는 “파업의 이유는 존재하겠지만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시민”이라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회사 인근에 고시원이라도 잡아야 할 판”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경기지부 경진여객운수지회 500여명은 수원역 광장에 모여 총파업에 나섰다. 노조 측은 ▲운전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 보장을 위한 입석 승차 반대 ▲임금 인상 등을 강력히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인력 충원 및 증차,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김헌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 경기지부장은 “서울과 경기도의 노동환경 차이를 계속 설명해지만 경기도와 사측의 반응이 없어 총파업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진여객 노조는 향후 협상이 완료될 때 까지 총파업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며 시민들의 불편함은 지속될 전망이다.
박병규·노소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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