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가 다음 세대를 생각할 때 정상배들은 차기 선거를 생각한다.” 비타민C 효능 규명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알베르트 샌트죄르지가 한 말이다. 정치인들의 정도(正道)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치가와 정상배 기준은 옳고 그름도 아니고, 좋고 나쁨도 아니라 명분이다. 정치인이 명분을 잃으면 사망선고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강의에서 들었던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초등학생 3명이 있다. 한 아이는 산에 살고, 한 아이는 바다에 살고, 한 아이는 해변에서 산다. 이들에게 “태양은 어디서 떠서 어디로 지냐”고 물었다. 산에 사는 학생은 산에서 떠서 산에서 진다고 대답했고, 바다에 사는 학생은 바다에서 떠서 바다로 진다고 답변했다. 해변에 사는 학생은 산에서 떠서 바다로 진다고 말했다.
우리가 배운 지식으로는 모두 정답이다. 태양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니까 말이다. 이 학생들을 데리고 우주로 올라가면 정답은 달라진다. 태양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지구가 움직이는 탓이다.
기초 의원은 정당 공천을 받는만큼 소신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라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여·야로 나뉘어 정책마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갈등을 빚어 온 게 지방자치의 역사다. 정치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게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가 팩트냐는 점이다.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게 기초의원이 해야 할 일이다.
안양시의회가 지난 5일부터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정치인의 시각은 일반 시민의 눈높이와 달라야 한다. 최소한 우주에서 사물을 관찰하고 판단하는 혜안을 갖춰야 한다.
제9대 안양시의회는 제8대 안양시의회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여·야가 한마음으로 의정활동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명분 있는 의정활동을 해 주길 기대해 본다.
안양=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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