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홈리스 닥터헬기

중증응급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골든타임’ 확보다.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는 지난 2019년 8월31일 대형헬기 H225를 도입해 운항하다 올해 1월 중형헬기 AW169로 교체해 응급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닥터헬기의 1분기 이송 건수는 47건에 달해 연간 200건가량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같이 수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있는 닥터헬기가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닥터헬기의 집이 없는 것이다.

항공법에 따르면 헬기는 반드시 계류장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아주대병원에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워 임시 거처인 10전투비행단 내에서 눈칫밥을 먹고 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대학교와 병원 부지 내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현행 항공법상 반드시 지상에 계류장을 설치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가능한 부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외상센터는 옥상 계류장을 검토해 봤지만 이마저도 항공법 개정 등이 필요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20년 경기도는 25억원을 투입해 제10전투비행단 내 전체 면적 1천250㎡ 규모의 닥터헬기 계류장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제10전투비행단의 이전과 맞물려 공군과의 세부 협의가 쉽지 않아 계류장 건립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중증응급환자의 골든아워는 중증외상 1시간, 심혈관 2시간, 뇌졸중 3시간이다.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는 연간 2천500건 이상 수술을 하며 수 많은 인명을 살려내고 있다. 이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볼 수 있는데 그 중심에는 닥터헬기가 있다.

홈리스 닥터헬기의 집을 지어주는 방법은 다양하게 있을 것이다. 대체 부지 마련, 정부와 자치단체의 예산 지원, 법 개정이나 제도 개선 등이다. 고단한 닥터헬기의 안락한 집이 하루 속히 마련되길 기대한다.

최원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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