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번호 없이 달리는 평택지역 버스

일부 운전자격증명도 부착 안해...주민 “잘못 탑승 혼란” 불편 속출
市 “운수업체 실태 조사나설 것”

평택지역을 운행 중인 일부 버스에 번호 등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아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평택역 버스정류장에 차체 측면에 번호와 노선정보가 없는 버스가 정차한 모습. 안노연기자

평택지역을 운행 중인 일부 버스에 번호 등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아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버스는 법적 의무사항인 차량 내부에 운전자격증명도 부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오전 7시께 평택역 광장 앞 버스정류장. 출근·등교를 위해 기다리는 주민들 앞으로 용이동과 팽성읍 노와리를 오가는 3번 버스가 도착했다. 한 주민이 버스를 타려다 잠시 머뭇거린 후 발길을 돌렸다. 3번이라고 적힌 버스 측면과 달리 정면에는 용이동과 팽성읍 대사리를 오가는 57-1번 번호가 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2시44분께 평택역 앞 버스정류장에 죽백동과 팽성읍을 오가는 3-1번 버스가 도착했으나 정작 측면에는 3번 버스라고 표기돼 있었다. 아예 번호가 표기되지 않은 버스도 있었다. 같은 시간 도착한 20번 버스는 측면에 번호와 노선정보 등이 표시되지 않았다.

이모씨(53)는 “정거장에서 버스 앞면 번호를 보고 탔다가 나중에 다른 버스인 것을 알고 내린 적인 몇차례 된다”면서 “버스 내부엔 노선도를 제외하면 정보를 알 수 있는 수단이 없어 나중에야 잘못 탄 사실을 알고 내리는 승객들도 많다”고 토로했다.

image
평택지역을 운행 중인 일부 버스에 번호 등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아 주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은 내부에 운전자격증명이 빠져 있는 버스. 독자 제공

버스 내부도 문제였다. 일부 3번 버스는 하차문 위에 게시한 운전자격증명과 회사명 등이 봉에 가려져 있었다. 다른 3번 버스는 아예 운전자격증명이 부착되지 않았다.

현행 여객자동차법은 운송사업자가 버스 외부에 사업자 명칭과 기호 등을 표시해야 하고, 운전자격증명을 승객이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게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운수 업체 관계자는 “운전자격증명은 바로 발급해주기 때문에 비치하지 않았을 리 없다. 다른 운수사와 공유하는 노선이 있어 우리 회사 버스는 아닐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 “정비나 사고 등이 발생하는 경우 예비 차량으로 다른 차량을 투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며 “운수업체에 통보, 조치하고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안노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