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균형 발전… 누구나 살고 싶은 도시 큰 그림”
‘공무원에서 시장이 되다’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실현시킨 이가 있다. 바로 정명근 화성시장 당선인이다. 정 당선인은 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17만6천631표를 확보해 15만6천386표를 얻은 국민의힘 구혁모 후보와 2만245표 차이를 벌리며 당선을 확정했다. 그는 29년 공직생활과 국회의원 보좌관 등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화성을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로 발돋움 시키겠다는 각오다. 특히 고질적 현안인 ▲수원 군공항 이전 ▲동·서 불균형 ▲교통 인프라 부족 등을 서둘러 해결, 화성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포부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테크노폴(첨단산업집적도시) 화성’을 구축하는 게 최종 목표라는 그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정 당선인과의 일문일답이다.
- ‘공무원’에서 ‘시장’이 됐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정명근을 화성시장에 임명해 주신 100만 화성시민께 감사드린다. 현재는 94만 화성시민이지만, 저는 100만을 넘어 150만 시민을 모시는 시장이 되고자 마음먹고 있다.
직업공무원에서 선출직 시장이 된 것에 대해 시민 여러분과 언론에서 큰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 같다. 제 자신에게도 큰 변화이고, 큰 의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방자치 역사를 보면 지방공무원으로 근무한 후 단체장이나 정치인의 길을 가신 분이 많이 있다.
경기도에서도 양평군수와 동두천시장의 선례가 있고, 이 외에도 시청 국장 출신으로 출마해 당선된 사례도 많다. 다만 저는 동장 출신 시장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이 반가워하시고, 언론에서도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동탄4동장으로 근무하면서 큰 보람을 얻은 바 있고, 시청의 주요부서에서 화성시의 미래비전에 대해 큰 고민을 한 바 있다. 이 경험을 살려서 시장직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화성시를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
-당선된 결정적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또 선거운동 과정 중 느낀 점이 있다면.
바로 일할 수 있는 시장, 준비된 시장이라는 점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 같다. 시민께서는 그동안 실무형 시장을 원해오신 것이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화성은 신도시, 구도시, 농촌, 어촌, 그리고 개발이 시작되는 지역 등의 다양한 행정수요와 개발요구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선 공무원들의 내부적인 노력과 전문가 등 외부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도 느꼈다.
-민선 8기 앞으로의 4년, 시정운영 방향은 어떻게 설정했는지.
화성에는 다양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처음부터 거창한 것을 추진하기보단 현재 화성에 살고 계신 보통의 시민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행정에서 도와드려야 할 게 무엇인지 찾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려 한다. 그런 뒤엔 차차 10년, 20년 뒤 화성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면서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화성을 만들어 가겠다.
현재 지방자치법과 화성시 조례에 의해 출범한 화성시장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공무원들과 의논해 시정운영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그 내용에 시장으로서의 의지를 덧붙여 화성시 4년, 10년의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지.
여러 번 말씀드린 대로 동장 같은 시장이 되고자 한다. 주민밀착형 시장이 돼서 어려운 분들을 돕고 힘든 청년들을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정말로 힘든 분들, 어려운 분들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시장직통 핫라인’을 개통할 계획이다.
취임식 날 번호를 공개하고, 시민의 호소를 듣겠다. 시장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면 제가 직접 처리하고, 사회가 나서야 할 일이라면 시민단체와 의논하는 등 다양한 채널을 가동하겠다. 이 전화는 화성에서 더 이상 자살 등 안타까운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수원 군공항 이전, 동·서 불균형, 행정 공백 등 각종 지역 현안이 산적해 있다.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가 상당한데.
동·서 개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서부지역에 필요한 필수 인프라(SOC)를 확충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서부지역에 비전을 주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더불어 서부지역의 발전이 곧 동부지역을 부양할 만한 호재로 작용하게끔 서부와 동부 사이의 교통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장 직속 동서균형발전 특별위원회를 설립하려 한다. 또 현재 새롭게 추진 중인 국철, GTX-A·C노선, 신안산선, 분당선 등 사업과 관련한 교통 전담 T/F를 구성할 방침이다. 이 외 수원 군공항 이전 등 현안은 토론 등을 통해 설명을 드리고, 의견을 청취하며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마땅한 방책을 찾으려 한다. 특히 광역사업 및 국책사업에 대해서는 같은 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긴밀하게 공조해 추진하고자 한다. 김 당선인의 큰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
저는 지금 차분히 시정현안에 대한 상황파악과 대응책,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어떤 문제든 인수위의 검토와 공무원들의 협조, 시민 등 이해관계인 의견 수렴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모든 시민의 공감을 얻어내기 어려운 사업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시장에게는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 책임이 따른다.
저는 이 과정에서 시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행정시스템을 가동하려 한다. 이때 이뤄지는 언론의 평가와 지적, 리드도 중요한 행정 파트너가 될 것이다.
-선거기간 중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화성 관내 이전은 절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는데.
제가 여러 번 100조를 주어도 군공항 이전은 불가하다는 말씀을 드렸다. 수원 군공항 화성 이전은 절대로 반대한다.
다만 정부가 국제공항을 짓겠다는 발표가 확실하게 나오면 화성시 유치를 논의하겠다는 것이 저의 현재 입장이다. 군 공항만 오는 것은 절대로 반대한다.
-공약만 190여건에 달한다. 실현 가능한지.
선거운동을 하면서 경쟁후보의 공약이나 인근 지자체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저도 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그래서 하나둘씩 공약을 보충하니 어느새 그렇게 됐다.
추후 인수위와 공무원, 시민과 함께 검토·논의·재분류 과정을 거쳐 실현 가능성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 오로지 시민 행복과 화성시 발전만을 위할 것을 약속드린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포부나 화성시민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화성시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시민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시장으로서 오직 화성시민만을 바라보며 온 힘을 다해 뛰겠다. 사회적 약자도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화성,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화성,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화성을 만들겠다.
동장 같은 시장, 아저씨 같은 시장, 시민과 공무원 모두와 소통하는 열린 시장이 되겠다. 시민과 아픔을 함께하는 인정 깊은 시장이 되겠다. 공직자 출신의 시장은 다른 면이 있음을 보여드리겠다.
화성=박수철·김기현기자/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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