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대만(臺灣)이라고 불렀다. 한자의 우리식 발음이다. 정식 명칭은 중화민국(中華民國)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명칭은 잊혀지고, 중국어 발음으로 ‘타이완’이라고만 불린다. 나라에서 섬으로 전락한 셈이다.
▶장제스(蔣介石)가 이끄는 국민당은 중국 공산당과의 전쟁에서 패한 뒤 타이완으로 쫓겨왔다. 1949년이었다. 1970년대 초반까지는 유엔 안보리 이사국이었다. 이후 핑퐁 외교로 미국과 중국이 수교하면서 그 지위는 상실됐다. 지구촌에서 타이완과 수교하는 나라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은 전쟁 발발 가능성 0순위 지역으로 타이완을 꼽는다. 그만큼 중국과 타이완과의 관계는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놓고 타이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그런 중국에 맞경고를 보내고 있다.
▶타이완과 활발하게 교류 중인 국가가 미국이다. 외교적으로 어떻게 가능할까. 타이완 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이란 법이 있기 때문이다. 1979년 4월 제정됐다. 미국은 앞서 1978년 12월 미중 공동성명에 의해 다음해 1979년 1월1일 이후 중국을 승인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하지만 공동성명에는 미국이 타이완과 문화·통상 등에 관한 비공식 관계를 유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내용에 의해 제정된 게 타이완 관계법이다. 타이완의 자위에 필요한 무기와 군사기술 제공, 타이완의 미국에 존재하는 자산에 관한 소유권 등이 규정됐다. 중국 견제를 위해서다. 중국은 ‘2개의 중국’을 인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이 올 가을로 예정된 공산당 제20차 당대회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3연임 확정시까지 타이완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른바 ‘회색지대 전술’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것이다. 회색지대 전술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민간을 활용해 도발하는 전술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타이완이 포스트 우크라 전쟁의 중심지로 부각하고 있다. 타이완 주민들의 88%가 중국과의 병합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중국과 타이완에 대한 잣대를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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