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통합우승팀 맞아?”…KT 팬들, 분노 폭발

한화전 스윕패에 비난 폭주…홈 경기 잦은 패배에 돌아서는 ‘팬심’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지난 29일 한화와의 홈 3연전 마지막날 충격의 스윕패를 당하면서 인내하던 팬들이 실망감을 넘어 분노로 폭발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시즌 개막 후 일부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촉발된 부진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KT는 지난 주말 하위팀 한화에 3연전 첫날 0대4 완봉패에 이어 28일 8대9 패, 29일에는 9회에만 8점을 내주는 불펜 마운드의 붕괴로 4대12로 져 팬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이날 SNS에는 실망하는 팬들의 화난 글이 잇따랐다. 불과 6개월 전에 창단 첫 통합 챔피언에 오르고,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이 꼽았던 우승 후보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일부 팬들 사이에선 창단 초기 하위권을 맴돌던 당시를 소환하며 ‘도로 KT’라는 비난까지 하고 있다.

KT 입장에선 6개월 대장정을 치르다 보면 부침을 겪을 수 있고, 강백호, 라모스 등의 주축 타자와 선발투수 쿠에바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항변할 수 있겠으나, 계속되는 부진 속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타선과 ‘왕조’를 꿈꿨던 마운드의 붕괴는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득점권에서 전혀 팀 배팅을 못해주는 타자들도 문제지만 지난해 후반기 막바지에 이어 새 시즌에도 타선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도 이에 대해 어떤 처방전도 내지 못하고 있는 코칭스태프와 구단은 더욱 문제라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KT는 올 시즌 홈경기서 8승17패로 원정경기(13승11패)에 비해 승률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2년여 만에 전면 관중 입장으로 기대감 속 케이티 위즈파크를 찾은 팬심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나도현 단장이 취임 후 밝힌 “수원시민과 팬들에게 야구를 통해 기쁨을 드리겠다”는 약속과 “지속 가능한 위닝팀을 만들겠다”는 계획과는 멀게 느껴지는 현실이다.

더불어 취임 3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이강철 감독의 ‘강철 매직’ 역시 한계에 이르자 KT 팬들은 ‘적어도 홈경기 만큼은 최선을 다해 이기는 횟수가 많아야 하는 것이 프로팀의 기본인 팬서비스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 잇따른 홈경기 패배에 분노하는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구단과 감독의 냉철한 판단, 선수들의 프로다운 사고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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