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8일만에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현 상황을 안정적 단계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 23일부터 국내 귀국 전 시행하는 검사가 PCR 검사 외에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까지 허용됐고, 애초 전날까지였던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대면 접촉의 면회 기간이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장됐다. 사실상 실내 마스크 착용 외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사회로 되돌아간 것이다. 이렇게 우린 2년이 넘는 시간을 동행한 바이러스와 마지막 작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새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 발생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숭이두창’ 얘기다.
▶원숭이두창은 발열·오한·두통·림프절부종과 함께 전신, 특히 손에 수두와 유사한 수포성 발진이 퍼지는 것이 특징인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천연두와 유사한 초기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에 상처를 유발해 2차 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별한 백신은 없지만 천연두 백신으로 85% 보호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주간 증상이 지속되고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힌 최근 치명률은 3∼6%다.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정부는 이 바이러스에 대한 초기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질병청은 “진단검사 체계 구축을 통해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됐을 때 신속히 환자를 감별할 수 있어 유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의 생각도 같을까.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도, 다른 나라보다 팬데믹이 더디게 진행됐을 때도, 정부가 내세운 K-방역만 믿고 그 수칙을 따랐을 뿐인데 대한민국은 하루 코로나19 발생 최대 국가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코로나19는 시작일 뿐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앞으로 원숭이두창을 넘어 무수히 많은 새로운 변종들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바이러스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준비되지 않고선 더 큰 바이러스와의 싸움으로 결국 쇠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세상이 주는 경고를 무시하지 말자.
김규태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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