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도 덜고 낭비도 줄일 수 있어 효율적인 것 같아요.”
18일 낮 12시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리퍼브 매장. 영업을 개시하자 마자 손님 10여명이 줄지어 입장하기 시작했다. 신선식품 코너를 살펴보던 신아람씨(40·여)는 “물가 폭등으로 생활비 걱정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부담이 적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가공식품 매대를 서성이던 40대 주부 정모씨는 “유통기한이 하루, 이틀 남으면 할인률이 50~70%나 된다. 당일 구매해서 저녁식사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수원특례시 권선구의 한 리퍼브 매장. 유통기한이 서너달 남은 밀가루, 라면, 통조림 등이 진열돼 있었다. 유통기한이 임박하지는 않았지만 일반 대형마트보다도 20~30%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밀가루를 고르던 유성훈(가명·40)씨는 “최근 밀가루값이 폭등했는데, 리퍼브 제품은 비교적 값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효율적인 것 같다”면서 “매장도 늘고 품목도 다양해지면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대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평가했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유통기한이 임박하거나 반품 처리된 식품류를 판매하는 리퍼브 매장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더욱이 음식 폐기물량도 높은 비율로 감소시킬 수 있어 친환경 소비문화 정착에도 이바지한다는 평가다.
이날 경기일보가 환경부의 ‘전국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2020년 기준)을 분석한 결과, 전체 생활계 폐기물(2천254만t/연) 중 음식물류 폐기 비율은 27.0%(516만t/연)에 육박했다. 특히 경기도에서 배출되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양은 하루에 3천670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역에서만 연간 약 130만t의 음식물이 폐기되고 있는 셈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리퍼브 매장이 활성화된다면 이 같은 음식물 폐기량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리퍼브 업계 관계자는 “과잉 재고나 식품류 등을 리퍼브 업체가 회수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면 식품 폐기가 줄고 사회적 비용 절감으로 연결된다”면서 “내년 1월부터 식품류 ‘소비기한 표시제’가 시행되면 음식물 폐기량을 감소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식품 유통 업계에선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들의 대량 폐기 등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면서 “식품 폐기 억제를 위해선 쓰레기 배출되기 전에 소비 활성화하도록 리퍼브 업체 등 유통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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