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GTX 교통 공약

선거 때만 되면 온갖 공약이 난무한다. 얼마나 타당성·효용성이 있는지는 중요한 것 같지 않다. 당선이 관건인 후보들은 아니면 말고식으로 쏟아낸다. 지키지 않았다고 패널티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유권자를 유혹할만한 ‘먹이’를 던진다.

제일 많은 단골 공약이 ‘교통’ 관련이다. 지하철이나 전철 노선 연장, IC 확충, 역 신설, 우회도로 건설, 버스노선 신설 등 교통 공약은 후보자들마다 빠지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100개가 넘는 굵직한 교통 공약을 발표했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 후보들도 교통공약으로 민심잡기에 나섰다. 역시 수도권 주민의 관심이 지대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핵심이다. 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서울에 가로막힌 경기도의 동서남북을 직선으로 뚫는다는 계획이다. GTX A·B·C 노선을 연장하고 D·E·F 노선 신설을 약속했다. GTX A+는 동탄에서 평택까지, GTX B+는 마석에서 가평, GTX C+의 북부 구간은 동두천까지, 남부 구간은 오산·평택까지 연장 계획이다. GTX D는 김포∼강남∼하남∼팔당 구간으로 정상화하고, GTX E는 인천∼광명·시흥신도시∼서울∼포천을 잇는다는 복안이다. GTX F는 파주에서 삼송∼서울∼위례∼광주∼이천∼여주를 잇는 노선이다.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는 집권당이라는데 초점을 맞춰 조기완공에 무게를 뒀다. 노선 연장과 신설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을 그대로 반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GTX D·E·F 노선 신설과 기존 GTX A·C 노선의 평택 연결을 약속했다. GTX E 노선은 인천 검암에서 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로 이어지도록 구상했고, GTX F 노선은 수도권 전체를 하나의 메가시티로 묶는 순환선으로 만들 방침이다.

교통시설 확충 공약은 집값·땅값을 들썩이게 한다. GTX는 정차역만 언급돼도 순식간에 아파트값이 오른다. 재원 마련이나 구체적 계획없이 쏟아낸 공약은 자칫 ‘매표행위’가 될 수 있다. 유권자를 현혹하는 공약(空約)이 될 수도 있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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