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여기서 불이 나겠어요?”
8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통구의 한 캠핑장. 나무젓가락과 티슈 등 가연성 물질이 가득한 나무 탁자 위로 전기를 끌어다 쓰는 전선릴이 올라와 있었다. 불과 50㎝ 옆에는 점화된 휴대용 버너와 여분의 부탄가스 캔 3개가 놓여 있었다. 맞은편 텐트 앞에는 랜턴 연결용 전선 뭉치와 함께 사용했던 숯이 그대로 남아있는 바비큐 그릴이 30㎝ 간격을 두고 버젓이 방치되는 등 곳곳에 화재 위험이 도사렸다.
같은날 용인특례시 기흥구의 한 캠핑장에선 더욱 아찔한 상황이 포착됐다. 바비큐 조리용 숯을 준비하는 캠핑장 한 구역에는 20㎏짜리 LPG 프로판 가스통이 10여개 있었는데, 그 중 한 가스통에 연결된 대형 토치가 불이 방사된 채로 방치돼 있었다. 인근에서는 방문객들이 무심코 흡연을 하는 등 자칫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모습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증한 캠핑 이용객들이 거리두기 해제 조치에 야영지로 더욱 몰려들면서 캠핑장 화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캠핑도구는 텐트 등 불에 타기 쉬운 재질들이 많지만, 이용객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캠핑 이용자 실태조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캠핑 이용객은 지난 2018년 403만3천275명에서 2020년 534만47명으로 2년 사이 131만6천772명(약 33%)이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도내 등록 캠핑장 역시 지난 2019년 기준 575개에서 이달 722개까지 늘었다.
이와 함께 캠핑장 내 화재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 캠핑 관련 화재 건수는 지난 2019년 43건에서 지난해 59건으로 2년 사이 약 37% 상승했고, 같은 기간 인명 피해는 7명에서 13명으로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관련, 소방청 관계자는 “화재 예방을 위해 이용객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캠핑 안전요령, 장비 교체 주기 등 현장 캠페인을 확대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