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관양동 ‘시간대 운영 신호등’ 설치 후, 주민들 레미콘 차량에 몸살

안양시 관양동 시민대로 집입로에 설치된 신호등과 좌회전 신호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레미콘 차량들. 독자 제공

안양시 관양동 지식산업센터와 차량정비타운 앞에 설치된 신호등 탓에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영되는 신호등이 생긴 후 대형 레미콘 차량들이 통행하면서 교통혼잡에 사고위험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1일 안양시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관양동 진입로 시민대로지식산업센터와 차량정비타운 앞에 ‘시간대 운영 신호등’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해당 신호등이 위치한 곳은 지식산업센터 2개 동과 차량정비소들이 밀집한 지역으로 폭 10m 가량의 도로 끝에 설치됐다. 해당 도로는 중앙차선도, 인도도 없는 좁은 골목길이다.

문제는 신호등이 설치된 후 차량정비소 뒤편에 위치한 레미콘 공장 차량들이 이 신호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애초 레미콘 차량들은 정비소와 지식산업센터를 통과하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차량을 운행해 왔는데, 신호등이 생기면서 좁은 골목길을 통과해 신호를 받아 운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식산업센터 인근 주민들은 인도도 없고 중앙차선도 없는 골목길을 레미콘 차량이 점령하면 통행하는 데 위험하다고 호소한다. 실제 이 도로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월 1건 가량의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정비소들은 정비를 기다리는 차량이 하루만 지나도 레미콘에서 나오는 먼지에 하얗게 덮인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최용식 평촌현대서비스 대표는 “신호등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특정 회사 편의를 위한 신호등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며 “주민 피해가 예상되는 신호등이 어떻게 설치됐는지 시와 경찰 측이 주민들에게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레미콘공장 측은 사업현장을 가려면 1㎞ 이상 떨어진 곳에서 유턴해야 해 시청과 경찰 등에 불편을 호소한 건 맞지만, 해당 위치가 아닌 벌말오거리 방향이었다며 현재 설치된 신호등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애초 원하던 위치는 아니지만, 신호등이 생겨 다니는 것 뿐”이라며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인데 출근시간임을 감안, 오전 10시부터 운행 중이고, 신호등 방향으로 CCTV도 운영해 혼잡한 상황이 발생하면 교통정리를 하는 등 주민 불편이 없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안양동안경찰서 관계자는 “해당 신호등은 지난해 12월 교통안전심의위원회에서 신설이 결정돼 설치됐다”며 “주민들의 불편이 지속될 경우 개선방안을 찾아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안양=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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