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격전지

총알과 포탄이 터진다. 총격전에 육탄전까지 벌어지고 싸우던 전우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도 전진이다. 고지가 코앞이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고지를 점령하고 승리의 깃발을 꽂아야 한다. 고지를 점령하기까지 희생이 따르지만 치열하게 싸워 승리한다는 스토리. 영화 속 흔히 보는 격전지 전투 장면이다.

선거를 전쟁에 비유하곤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기 위해선 경쟁자를 제쳐야 한다. 선거공약과 사람이라는 무기가 있어야 하고 때로는 룰에서 벗어나 경쟁자의 약점을 파고들 부비트랩을 설치하고 스파이를 심어 놓기도 한다. 선거 전략을 잘 짜야 전투를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 여차하면 끝이다. 선거는 1등만이 모든 것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6·1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각 정당에서 공천 작업을 벌여 후보를 선정 중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하다시피 했지만 이번엔 국민의힘이 대선 승리 기세를 이어받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에 유독 격전지가 많은 이유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면서 각 정당은 후보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위기다. 참신한 정치 신인이냐, 관록의 기성 정치인이냐. 무엇보다 다양한 경기지역 지자체의 특성상 승리 가능성과 경쟁력이 있는지 판단이 쉽지 않다.

최근 정당 공천 컷오프를 놓고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중앙당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배제한 중앙당을 공개 비난하기도 한다.

경기도 내 현역 시장·군수 4명은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 무색하게 경선 대상자에도 오르지 못하고 컷오프되는 수모를 당했다. 죽기 살기로 했는데 경선조차 치르지 못하고 떨어지다니 당사자 입장에선 믿고 싶지 않은 냉혹한 정치 현실이다.

선거에서 가장 큰 무기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변화를 원한다. 결국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얻는 자가 격전지에서 승리의 깃발을 올릴 수 있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