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활짝 핀 지역 축제, 농민도 상인도 ‘웃음꽃’

“너무 기대돼서 요즘 밤잠도 설치고 있어요.” 

20일 오전 양평군 단월면의 한 농가. 이곳에서 12년째 산나물을 재배하는 방우현(79)·김수연(여·77) 부부는 여느 때보다도 손길이 분주한 모습이었다. 당장 22일부터 열리는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에 선보일 취나물 채취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수연씨는 “기다렸던 축제가 다시 시작된다니 정말 꿈만 같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지난 2년을 보상받는 기분”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같은 날 용문산 아래에 위치한 식당가. 이틀 뒤 산나물축제가 시작될 이곳 상인들도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산 아래에서 농·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하는 이옥선씨(여·69)에게 축제에 대해 묻자 오늘 아침 공수해온 취나물과 두릅을 보여주면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축제 기간(3일) 동안 매출이 500만원은 됐는데 지난 2년 간은 한 주에 10만~2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어려운 날이 허다했다”면서 “이번 축제를 위해 오늘도 새벽부터 일어나 산나물을 준비해왔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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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양평군 용문산 아래에서 농·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하는 이옥선씨(69)가 축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다음 달 말께 금사참외축제가 개최되는 여주 금사면 농민들에게도 축제 재개 소식이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엔 축제가 아예 개최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관광객 규모가 예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었다. 박영남 금사참외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축제가 한 달 넘게 남았지만 벌써부터 판매 방식이나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다. 오랜만에 제대로 열리는 축제라 지역 농민들의 기대가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방침으로 지역축제가 기지개를 켜면서 경기도내 농가와 소상공인들이 반색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막혔던 판로가 다시 열리고 지역 경제에 활기가 돌고 있어서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따라 2020년 3월부터 도입한 거리두기를 2년 1개월 만에 전면 해지했다. 지난 18일부터는 사적모임은 물론 행사·집회도 인원 제한 없이 개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도내 농촌 지역들은 2년 이상 취소 및 축소해 개최됐던 축제 준비에 열을 올리며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이상호 양평 산나물연구회 회장은 “축제가 열리면 농민들뿐만 아니라 인근 식당·카페까지 사람이 붐벼 지역경제에 활력이 된다”면서 “올해는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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