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김포 “시와 김포고는 협상 테이블에 앉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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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찬기자

도시계획도로가 계획된 지 40여년 만에 도로를 개설할 기회가 왔지만, 인근 학교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무산될 위기(본보 19일자 6면)에 처했다.

김포시 사우동 214-14번지 장릉마을의 얘기다.

해당 도시계획도로는 마을 진입로(너비 2~3m)를 왕복 2차선으로 개설하는 내용이었다. 계획됐던 시기는 지난 1978년이었다. 하지만 예산 등의 이유로 장기 미집행 상태로 남아 있다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지난 2020년 말 지정효력이 사라질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민간사업자 투자로 지난 2019년 되살아나 희망을 안겨줬지만 부지매입과정에서 도로와 접한 김포고교의 반대로 3년여 동안 주민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도시계획도로 공사의 효력이 1년인 실시계획 인가는 2차례 연기로 효력을 잃지 않았지만 오는 6월말이면 그마저도 실효될 위기에 처해 있다. 다시 연기되지 않으면 어렵게 확보한 도로개설 기회는 사라질 처지에 놓여 있다.

도로는 주민 일상생활에 필수 시설이자 자산이다. 도로 개설은 지자체 고유의 책무이자 의무다. 도로가 없거나 비좁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다면 지자체는 어떤 사무보다도 최우선으로 나서야 한다.

물론 도로 개설로 학교가 피해를 입는다면 고려돼야 한다. 주민들의 일상생활 못지 않게 학생들의 학습권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로 마을과 학교가 극한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심지어 시장이 학부모들을 자극, 선거에 영향을 줄까 봐 도로를 개설하지 않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 십수년 동안 좁고 경사진 도로로 불편을 겪고 있다. 크고 작은 접촉사고가 발생하는 등 사고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도로개설로 운동장이 축소되고 급식차량 운행이 어려워진다는 게 학교 측의 입장이다.

생활 편익과 학습권 등은 모두 존중돼야 할 소중한 가치다.

그러나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도로 개설에 따른 학교 피해를 최소화하고 보완할 수 있는 대안은 있다.

김포시와 학교는 하루 속히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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