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량안보와 먹거리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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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우 보건학 박사

지속적인 지구온난화로 식량 생산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1%이며 식량안보지수는 OECD 회원국 중 하위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쌀의 자급률은 92~105%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보리, 밀, 콩, 옥수수 등 다른 식량 자급률은 0.5~9.4% 수준이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밀은 자급률이 2%에 지나지 않는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수출입이 자유롭지 못한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발로 국제 곡물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농업 강국들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서 빗장을 걸어 잠그는 등 지역경제로 전환하는 추세다.

러·우 전쟁이 시작된 이후 밀 가격은 21%, 보리는 33%, 비료는 40% 가까이 상승했다고 한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 세계 곡물시장 점유율은 밀27%, 보리 23%, 해바라기유 53%, 옥수수 14%다. 우리나라는 부족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식품의 안전성 확보 또한 중요하다.

수입밀은 대부분 부산·인천·목포항을 통해 수입하는데, 1993년 1월 미국으로부터 부산항을 통해 수입한 밀이 안전성 검사결과 곰팡이와 세균을 살균하는데 사용되는 치오파네이트메칠이 기준치보다 132배나 높게 검출됐다. 그 결과 수출국에 반품하거나 사료로 전환 하는 조건으로 통관된 사례가 있다. 옥수수의 경우도 중국에서 수입된 옥수수에 바위, 마대, 모래 등 이물질이 다량 발견돼 중국 상품검험총국에 출장해 시정할 것을 요청했다. 조사결과 수출업자가 중량을 늘리려고 고의적으로 바위를 넣는 경우가 있었다. 양파는 네덜란드, 중국 등에서 수입되는데 운송 보관 중 발아되므로 수출업자가 상품성을 높이려고 코발트60 이라는 방사선을 조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방사선 조사식품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수입업체가 방사선 조사 사실을 표시하도록 강화했다. 그 밖에도 부적합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의 식량 자급률은 100%를 상회하는데 우리나라는 21%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식량안보가 시급하다. 개선해야 할 것은 첫째 농지를 전용해 아파트를 건축하고 있어 농지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아파트 건축 시 대토의 지정이 필요하다. 둘째, 농업에 종사할 인력이 고령화 돼 귀농인구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기술지원과 자금지원을 통해 첨단영농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 농업이 이행돼야 한다. 이외에도 청장년들에게 첨단 농법을 교육시켜 농업에 종사하도록 하고 지역 내 농산물 자급자족 정책을 추진하며 소비자가 선호하는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자급률 증가와 먹거리 안전성이 확보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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