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념물인 평택 포승읍 희곡리 이대원 장군묘 일대에 아까시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등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오전 9시께 찾은 평택 포승읍 희곡리 이대원 장군 묘역. 이 곳에는 1587년 왜구와 싸우다 해상에서 전사한 이대원 장군과 그의 부인 경주 김씨·용인 이씨 등 세 사람이 묻혀 있다.
이날 봉분 3기 앞은 누렇게 죽은 풀들이 무성했다. 군데군데 아까시나무도 무릎보다 높이 자라고 있었다. 반면 묘 3기는 모두 떼가 벗겨져 붉은 흙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특히 가운데 위치한 이대원 장군묘는 봉분 위로는 60여㎝ 이상 자란 아까시나무 13그루가 뿔처럼 돋아났고, 뿌리에 흙마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대원 장군묘 좌우 두 부인의 봉분 주위에도 아까시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봉분 앞 향로석과 상석 등은 그보다 높이 자라난 풀에 덮이기 직전이었다. 묘표(무덤 주인의 이름을 등을 새긴 비석)는 부식이 심해 비문(碑文) 절반 이상이 지워져 읽을 수 없었다.
이 곳을 둘러본 김훈씨(54·평택시 비전2동)는 “묘역에 아까시나무가 너무 무성하다”며 “지역 문화재가 제대로 관리됐으면 하는 게 시민 대다수의 바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대원 장군묘와 신도비 등은 경기지역 능묘문화 특성과 석물의 예술성 등을 인정받아 지난 1980년 경기도 기념물 제56호로 지정됐다. 묘역은 평택시와 함평 이씨 수사공 종중 등이 관리 중이나 최근 관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백승종 전 서강대 교수는 “묘비가 오래되면 마모될 수 있지만 이 경우 기존 묘비 옆에 새로 묘비를 세우는 게 관례”라며 “특히 아까시나무는 제거가 쉽지 않아 지금 같은 상황은 절대로 있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는“매년 3회 제초작업을 지원하고 있어 올해는 제초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아까시나무 제거 등은 종중 측과 협의해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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