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쉽고 단순하고 득되고

숨이 있는 지구를 위한 ‘성남자원순환가게re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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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우 성남시 환경보건국장

숨이 있는 지구를 위한 ‘성남자원순환가게re100’

벌써 17호점이다. 지난 4월 5일 ‘성남자원순환가게re100(recycling 100%)’이 성남시청 야외주차장에 문을 열었다. 시민분들 호응도 뜨겁고, 아이들도 신기하다며 호기심 가득이다.

성남자원순환가게re100은 제대로 분리된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품목별 무게에 따라 지역화폐로 유가보상한다. 이로 인해 시민분들 일상에서 자원순환 실천을 유도하고, 재활용품은 관련 기업과의 협력 하에 100% 다시 활용된다.

무려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주민이 직접 운영함에 따른 일자리 창출부터 지역화폐 유가보상을 통한 경제 활성화, 기업과의 연계로 투명페트병을 활용한 친환경 가방 제작까지 훌륭하다.

그래서 문전성시다. 인근 용인시, 수원시부터 서울시 중구·강동구, 인천 서구·부평구, 멀게는 대전시 대덕구, 강릉시, 해남군까지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고 있다. 환경부 장관상도 받았다. 2020년 12월에 ‘재활용 가능 분리배출 모범시설 최우수’에 선정됐다.

주지하다시피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미 비대면 소비가 늘고 플라스틱 용기 등 1회용품 배출량이 급증해왔다.

성남시의 경우 종량제 봉투 내 폐플라스틱 함량이 2019년 기준 23.7%로 전국평균(20.1%)보다 높다. 성남의 환경에너지 시설(소각장)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고열량 폐플라스틱에 의한 온실가스 기여도는 무려 92%에 달한다.

물론 환경을 걱정해 올바른 분리배출을 실천하고자 하는 시민들도 함께 늘었지만 복잡한 분리배출 기준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시는 분리배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마을 내 쓰레기는 마을주민이 중심이 돼 해결해보자는 취지 아래 성남자원순환가게re100을 도입했다.

마을 내 버려지는 쓰레기에서 자원을 캐낸다는 의미로 2019년 6월 시작된 수정구 신흥2동의 ‘신흥이 마을광산’을 2020년 1월 ‘성남자원순환가게re100’으로 정식 오픈하면서 전국 최초로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17곳에 더해 연말까지 4곳을 추가해 총 21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품목별 단가는 ▲투명페트병 10원/개 ▲플라스틱류 105~250원/kg ▲캔류 70~600원/kg ▲유리병류 5~10원/kg ▲종이류 50~100원/kg ▲비닐류 5원/kg ▲중고의류 80원/kg으로, 지난 3월 말까지 지역주민들이 자원순환가게로 가져온 재활용 쓰레기는 1만9572건, 13만7207kg 분량이며, 보상액은 3490만원에 달한다.

자원 선순환 효과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113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점차 늘어나는 자원순환가게 운영에 필요한 인력 충원을 위해 마을 내 자원순환 기초·실습 교육 과정을 거친 활동가를 양성 중에 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최근 열린 제56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도 이내 제한을 위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보다 43%를 줄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각국이 현재 유엔에 제출한 2030년 감축목표로는 1.5도 제한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탄소중립 물론 중요하다. 나아가 녹색 경제로의 정의로운 전환도 필요하다. 사실 환경이 더 나아지는 데 필요한 기술적·경제적 자원은 이미 충분하다고 한다. 단지 이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일상적·집합적 의지를 모으는 것이 더 어렵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강조한다. “지구를 더 이상 살 수 없는 곳이 되도록 할 것이 분명한 공허한 약속만을 늘어놓은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도 일단 쉬워야 한다. 간단해야 한다. 또 보탬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누구나 자원순환을 일상에서 쉽게 실천하고, 이어 불필요한 에너지와 자원 소비를 줄이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가까운 미래에 숨이 있는 지구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가 분명 있을 거라고 본다.

성남시는 앞으로 끊임없이 세밀하게 노력하겠다. 앞서 소개한 성남자원순환가게re100과 같이 일상에서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늘릴 것은 물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앞으로의 세상을 위해 기후변화와 환경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건을 찾아드리도록 분주하게 뛰어다니겠다고 약속드린다.

우한우 성남시 환경보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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