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4% vs 23.15%.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득표율이다. 앙 마르슈(‘전진’이라는 뜻) 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국민연합 소속 마린 르펜 후보의 성적표다. 4.69%p 차이다. 남성과 여성, 중도신당과 극우성향 정당 간의 대결이다.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1개월여 전 48.56%대 47.83%와 비교된다. 그땐 0.73%p 차이였다.
▶이런 가운데, 좌·우·중도파 정치연대인 ‘공화국 전선’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정치연대는 프랑스에서 전통적으로 극우 세력 집권을 막아 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작동될까. 극우 세력 후보인 마린 르펜의 집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대선은 결선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끼리 2차 투표에서 맞붙는다. 당선자 국정 운영에 힘을 보태주기 위해서다. 기계적인 균형을 맞춰 주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오는 24일이 결선 투표일이다.
▶이 나라가 지금 갈림길에 서있다. 현직 대통령 연임이 가능할까. 극우 성향 대통령이 첫 배출될까. 이들의 대결은 지난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마크롱 후보는 66% 득표로 33%를 확보한 르펜 후보를 압도했었다. 같은 상황이 재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신승(辛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이번 결선 투표에서도 마크롱 대통령이 51%로 힘겹게 이긴다고 예측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결선에서도 이길 가능성이 약간 우세하다. 이러한 판세 속에서 결선 투표 우위를 점하려면 1차 투표에서 탈락한 후보들에게 투표한 유권자들과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관건이다. 나치 지배를 경험한 프랑스가 극우 성향 대통령만큼은 배출할 수 없다는 일념으로 뭉치는, 이른바 ‘공화국 전선’ 구축 가능성도 높다.
▶민심의 무게 추가 마크롱 대통령 쪽으로 기운다면 지난 2002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다. 올해로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르펜 후보가 설욕전에 성공한다면 프랑스 첫 여성 대통령에, 극우성향 대통령이 된다. 1세기 전 ‘정의는 꼭 승리한다’는 드레퓌스 사건으로 인류에게 감동을 선사했던 나라의 요즘 얘기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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