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에 뻥 뚫린 구멍들 때문에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겠습니다”
29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통구 센트럴파크로. 3차선 도로는 가뭄이 든 것처럼 갈라져 있었고, 1차선엔 길이 1m 크기의 네모난 포트홀이 자리 잡은
상태였다. ‘덜컹’ 거리는 기분 나쁜 승차감이 달갑지 않은 일부 운전자들은 곳곳의 지뢰밭(?)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침범하기도 했고 이 과정에서 해당 차선을 주행 중이던 차량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광주시 오포읍 능평로에서도 포트홀이 운전자 안전을 위협하기는 마찬가지. 해당 도로 위에는 지름 50㎝ 크기의 동그란 구멍이 깊게 패어 있었다. 주행차로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보니 차량들이 이곳 위를 오갈 때마다 ‘쿵’하는 소리가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운전자 이보람씨(34)는 “출퇴근을 할 때마다 매번 포트홀을 피하며 곡예운전을 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운전자 안전을 담보할 보수 작업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빙기를 맞아 도로 위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포트홀(pot hole)’ 현상이 심화돼 운전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기지역에서 접수된 포트홀 발생 건수는 해마다 증가(2019년 5만8천566건, 2020년 6만8천78건, 2021년 6만8천950건)하고 있으며, 연평균 6만5천여건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동안 발생한 차량 및 인명 피해도 총 3천715건으로 파악됐다.
포트홀 현상은 특히 해빙기에 집중된다. 겨우내 내렸던 눈이나 빗물이 도로 위 틈새로 스며들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물기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균열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도로 여기저기에 발생하다 보니 차량 사고 및 고장의 원인이 되는 데다 차로 이탈 등으로 인한 2차 사고 발생 가능성까지 높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평택호 배수갑문에선 포트홀 위를 지나던 5t 트럭이 미끄러져 마주 오던 승용차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50대 승용차 운전자는 사망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는 포트홀 중장기 대책을 총괄하고 있다.지역 국토관리청·도 건설본부 등 관계 당국도 관련 신고가 접수되면 보수 작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별개로 도 차원에선 택시 기사 등으로 구성된 ‘도로 모니터링단’도 운영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계상에서 집계는 안 됐지만 실제로 발생한 포트홀 관련 안전사고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포트홀이 생기기 전에는 지반이 꺼지는 등 전조 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지자체는 도로 여건을 면밀히 살펴 선제적으로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경기도 도로안전과 관계자는 “각 시군과 긴밀하게 협력 체계를 구축해 관련 사고 및 보수 작업 등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선 도 차원의 연구 용역도 발주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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