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계 성혼 선생 생가인 파주시 파평면 눌노리 죽우당과 학습소였던 우계서실 터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문화재 파괴논란이 일고 있다.
에너지 관련 기업이 경기도 문화재자료 10호 파산서원 권역(우계 성혼 선생, 성수침 선생, 백인걸 선생 등 배향) 내 우계 선생 생가터와 우계서실터로 추정되는 전답을 매입, 복토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계 선생은 조선중기 율곡 이이 선생과 함께 퇴계 이황 선생의 영남유학과 쌍벽을 이뤘던 기호유학(파산학) 종장이다.
21일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와 에너지 관련 기업 등에 따르면 에너지 관련 기업인 M사는 10여년 전 매입한 파주시 파평면 눌노리 268-7번지 일원 논밭 3천527㎡에 대해 높이 50㎝로 복토작업을 진행했다. 자갈 등 경작에 걸림돌이 되는 돌을 없애기 위해서다.
하지만 복토 된 논밭은 우계서실 유허비(추모비)와 10여m 떨어졌고, 학자들이 우계 선생 생가터인 죽우당과 우계서실 등이 있는 터로 추정되고 있는 장소여서 문화재 파괴논란이 나온다.
윤증 선생은 그의 저서 ‘우계서실중수기’(1670년 발간)를 통해 “우계 선생은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살던 집(죽우당) 동편에 세칸 남짓한 집 한 채를 지어 서쪽방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동쪽방은 대청으로 대신했다. 북쪽과 좌우에는 벽을 쌓아 서실을 따뜻하게 했다” 등 우계서실 규모와 기능, 형태 등을 묘사하는 기록을 남겼다.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파산서원은 국가사적으로 승격하기 위해 종합정비계획이 검토 중이다.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우계 선생 생가인 죽우당과 우계서실 등을 복원해야 한다”며 “생가터 등으로 추정되는 논밭을 다른 용도로 이용하면 문화유산이 사라지는만큼 부지 매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M사 관계자는 “ 10여년 전 성씨 집안으로부터 부지를 매입했다. 인근 주민에게 임대줬는데 최근 논밭에 자갈 등 돌이 많아 경작이 어렵다며 복토작업을 했다. 별다른 용도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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