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거리두기 풀린 불금" 음주단속 피하려 역주행까지

지난 11일 수원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직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뒤 첫 금요일을 맞아 영통구청 사거리 일대에서 음주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규기자
지난 11일 수원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직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뒤 첫 금요일을 맞아 영통구청 사거리 일대에서 음주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김정규기자

“삐- 운전자 분, 측정 불응 시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지난 11일 오후 9시30분께 본보 취재진이 수원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와 함께 도착한 곳은 수원특례시 영통구청 사거리. 음주운전 일제단속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거리 일방통행 구간으로, 검정색 K5 차량 한 대가 들어섰다. 100m가량을 서서히 주행하던 문제의 차량은 돌연 역주행을 시도했다. 수상쩍은 낌새를 느낀 경찰관 4명은 차량으로 달려들어 퇴로를 차단했다.

문을 열지 않고 경찰과 대치한 끝에 끌려나온 30대 남성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렸다. 그는 “소주는 반 병밖에 마시지 않았다”며 “대리운전 기사가 너무 안 잡혀서 정말 어쩔 수 없었다”고 둘러댔다. 그러나 경찰의 측정 결과,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로 면허취소 수준으로 발각됐다. 측정기기에서 경보가 울리자 남성은 하는 수 없다는 듯 개인정보를 적었다.

차량뿐만 아니라 킥보드도 경찰의 단속망을 피해 갈 순 없었다. 경찰은 음주단속 구간 옆 인도로 재빠르게 달려가던 킥보드 운전자를 불러세웠다. 불시 검문에 잡힌 40대 남성은 당황스러운 듯 “킥보드도 음주운전에 걸리는 대상인지 몰랐다”고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측정기기에 나타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경찰의 단속을 피해 역주행을 시도하다 붙잡힌 운전자가 음주 측정기기로 음주 측정을 하고 있다. 김정규기자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역주행을 시도하다 붙잡힌 운전자가 음주 측정기기로 음주 측정을 하고 있다. 김정규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오후 11시로 완화된 후 ‘첫 불금’을 맞아 경찰이 전국적으로 음주운전 일제단속을 실시했다.

이번 단속을 통해 2시간 동안 전국에서 총 416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됐고, 이 가운데 경기남부권에서만 48건(11.5%)이 걸려들었다. 이 밖에도 경기남부경찰청이 실시해 온 음주운전 상시단속 결과,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4천169건이 단속됐다.

앞서 지난 한 해 동안 경기남부청은 음주운전 2만5천145건을 단속한 바 있다. 유형별로는 면허취소 1만5천364건(61.1%), 면허정지 7천417건(29.5%) 등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연중 음주운전 상시단속 방침을 유지하면서 동승자도 방조범으로 처벌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가용할 수 있는 경찰력을 최대한 동원해 사각지대 없이 단속하고 장소도 수시로 이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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