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립주서 가장 가난한 지역 ‘프놈끄라옴’ 마을 선정
市, 한글 표지판 세우고 2007년부터 주민 자립 목표
학교·공동화장실·우물 등 기반시설 건립 아낌없는 지원
빛나는 성과 기록 ‘캄보디아 수원마을…’ 백서로 출간
지난 2007년 6월, 수원특례시는 자매도시인 캄보디아 시엠립주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인 프놈끄라옴 마을을 ‘수원마을’로 선정했다. 같은 해 12월 ‘수원마을 지정 선포식’을 했고, 이후 단계별로 지원사업을 전개하며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수원마을’ 지정 선포
지난 2007년 12월 수원마을 선포식 후 ‘수원’은 프놈끄라옴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마을 입구에 ‘수원마을’이라는 한글 표지판이 있고, 시 지원으로 건립한 모든 건물 앞에는 캄보디아어와 한글이 함께 적힌 표지판이 세워졌다.
해당 사업은 단계별로 진행됐다. 1단계 사업으로 지난 2007년부터 학교와 공동 화장실, 우물, 마을회관, 도로, 다리 등 마을 기반 시설 건립을 지원했다. 다음해 11월에는 수원 초·중학교를 건립했다.
4년 뒤 수원시와 시엠립주는 2단계 지원사업 추진을 합의했다. 2단계 사업 기간(2013~2015년)에는 기반시설 조성에서 한 걸음 나아가 주민들의 자립 기반을 만들었다.
지난 2013년 5월 ‘마을개발운영위원회’가 발족했고, 주민의식 향상 교육·소득증대교육 등 주민역량강화사업을 시작했다. 취약계층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 ‘수원마을공동작업장’을 건립했고, 여성 근로자 자녀들을 위한 ‘수원마을 유아 보육센터’도 만들었다.
■‘수원중·고등학교’ 건립해 마을 미래 준비
지난 2015년 11월 ‘비전 선포식’으로 시작된 3단계 지원사업의 실천목표는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끌 인재 육성이었다. 이런 가운데 수원중·고등학교 건립은 3단계 사업의 핵심이다.
시는 지난 2015년 11월 국제개발 비정부기구인 ‘로터스월드’, 국제봉사단체 ‘행복한 캄보디아 만들기 후원회’(행복캄)과 협약을 체결하고, 학교 건립을 비롯한 3단계 지원사업을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2016년 11월 준공된 ‘수원중·고등학교’는 전체 면적 1천243㎡에 교무실을 포함한 12개의 교실, 컴퓨터실, 다목적실, 도서실 등을 갖췄다. 수원·중고등학교는 지난 2019년 11월 첫 졸업생 12명을 배출했다. 다음해 19명, 지난해 31명이 졸업했다. 지난 2017년에는 수원마을 공동자립장 안에 ‘기초 진료소’를 개소했다. 현재까지 총 6천860명이 진료를 받았다.
지난 2018년 11월부터 3년 동안 진행한 4단계 지원사업의 방향은 ‘주민의 자립역량 강화’, ‘소득증대지원 사업을 바탕으로 자립기반 구축’이었다.
2020년 양봉(養蜂) 시범 가구 사업을 시작했고, 다음 해에는 버섯재배·새우양식 시범가구를 운영하며 생산물 판로개척에 힘쓰고 있다.
■‘주민들의 자립’, 최우선 과제로 삼아
수원마을 조성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수원특례시는 ‘주민들의 자립’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10여 년이 흘러 4단계 사업이 시작되자 주민들의 자립 의지는 눈에 띄게 강해졌다.
지난 2020년 9월,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기부금을 모아 자발적으로 도로 포장 공사를 시작했다. 마을 중심도로 중 비포장 상태로 남아있던 1천850m 구간이었다. 외부 지원 없이 주민들이 도로 포장 공사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건 처음이었다.
주민들의 힘으로 1천395m를 포장했지만, 공사비가 부족해 455m 구간은 더는 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소식을 들은 시는 도로포장 완공에 힘을 보태기로 했고, 마침내 4개월 뒤 수원마을 도로가 완공됐다.
주민들은 마을회의를 열고, 새로 만든 도로 이름을 ‘프놈끄라옴-수원 우정의 길’로 정했다. 마을 입구에는 ‘프놈끄라옴-수원 우정의 길’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표지석을 설치했다.
■수원특례시 도움으로 살기 좋은 마을로 변화
시는 수원마을 지원사업 성과가 지속되고, 주민 자립을 바탕으로 수원마을이 발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시엠립주 정부와 공고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마을의 미래를 열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원마을 지원사업의 시작부터 함께한 ‘행복캄’, 현지 활동에 큰 도움을 준 ‘로터스월드’ 뿐만 아니라 수원특례시민, 시엠립주 정부, 프놈끄라옴 주민에게 감사하다”며 “우리가 이룬 결실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시엠립주와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는 지난 15년 동안 진행한 수원마을 지원사업의 과정과 성과를 기록한 백서 ‘캄보디아 수원마을, 같이 걸을까’를 출간했다.
한글·영문으로 제작한 이 책은 ▲좀립쑤어(안녕), 캄보디아!(추진 배경) ▲한 걸음의 변화, 한 걸음의 가능성(1단계 사업) ▲함께 걸어 좋은 길, 마을 주민들과의 동행(2단계 사업)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또 하나의 발걸음(3단계 사업) ▲함께 잇는 ‘우정의 길’(4단계 사업) ▲계속 걷고 싶은 곳, 지속가능한 마을을 꿈꾸며(향후 계획) 등 6장으로 구성됐다. 수원마을 주민들의 인터뷰도 수록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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