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 선생 학문연구소인 화석정(경기도 유형문화재 61호)이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가 복원하기 전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사진이 56년 만에 공개됐다.
그동안 일제 강점기인 1926년 언론에 게재된 사진 이후 1966년 중건되기까지 40년 동안 화석정 사진은 알려진 게 전무했다. 이 사진으로 한국전쟁 후 화석정과 주변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돼 앞으로 파주시 화석정 디지털 복원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국 파주향토연구· IT 개발연구가는 한국전쟁 이후인 1960년 12월 파평면 율곡리 화석정과 부근 모습을 촬영한 현장사진을 발굴, 본보에 21일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당시 파주에 주둔했던 미8군이 촬영한것으로 일명 ‘Spoon Hill’로 불렀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한국전쟁 후 화석정 주변은 정자 아래와 논밭을 가로 질러 건너편에 초가 30여채가 있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정작 화석정은 한국전쟁 때 불타 형태가 없고 밤나무 아닌 큰 전나무들만 서있어 화석정 존재 위치만 알리고 있을 뿐 주변이 온통 황폐화돼 있다.
김현국 연구가는 “사진을 보면 화석정은 한국전쟁 동안 불태워 졌고 그 이후 북한군 침입으로 파주와 장단의 모든 산 정상까지 불도저가 길을 내면서 화석정 주변도 폐허가 됐음을 보여 준다”면서 “율곡 이이 선생 일가 친척과 생가가 있던 곳으로 추정할 수 있는 화석정 입구~정자 뒷산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전쟁 이후에도 바뀌지 않고 율곡 이이 선생 집안의 논 등이 조선중기부터 지금까지 500년 넘게 그 모습 그대로(논 경계 및 구조) 유지돼 오는 등 변함이 없는 점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파주시 관계자는 “연내 화석정 디지털 복원을 마무리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발굴된 사진은 복원에 좋은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허봉 선생의 ‘조천기(朝天記)’에 남아 있는 화석정은 정자 일부분에 방을 만들고 구들을 놓아 겨울에도 사용한 율곡 이이 학문연구소였다. 율곡 이이 5대 조부인 이명신이 1443년 창건한 이래 수차례 중수와 중건한 뒤 1673년 율곡 선생 증손인 이후지와 이후방 등이 중건한 뒤 1950년까지 남아 있었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이후 1966년 파주 유림 등이 복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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