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옥죄어 오는 인플레이션의 공포

이명관 경제부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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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화두다.

▶주부들은 장을 볼 때마다 높아진 밥상 물가로 애환을 토로한다. 식자재, 농·축산물, 과일 등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서민을 대표하는 술인 소주까지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소시민들은 물론 자영업자까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주정판매가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에탄올)’을 7.8% 올리면서 10년 만에 가격이 인상한 탓이다. 물가 상승이 가뜩이나 힘든 서민들의 힘겨운 삶을 옥죄고 있다.

▶밖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이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코로나19로 인한 급격한 유동성 증가와 소비 수요 증가가 수요와 공급 간의 불균형을 심화시켰고,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현상은 물가 인상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가능성이 커지며 휘발유, 원자재 가격 등이 치솟았다. 실제 전쟁이 발발한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유연탄(연료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방법 중 하나가 금리인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는 기조는 확정한 듯하지만, 정작 문제는 금리 인상 범위와 시기, 빈도 등이다. 전해지는 뉴스의 방향은 매일매일 바뀐다. 며칠 전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치인 7.5% 오른 것으로 나타났을 때,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연준이 당초 예상보다 더 빈번하게 기준 금리를 올리고 인상 폭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중앙은행들의 인플레이션 방지 기본정책이라 할 수 있는 금리인상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자칫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취약해진 경제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어야만 한다.

▶대내외적인 상황으로 인플레이션 문제는 세계 각국마다 고민이 깊다. 급기야 경제활동이 침체하고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까지 드리우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의 적절한 대응은 물론 개개인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변동과 불확실성의 시대다.

이명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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