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을 일컫는 ‘언택트(Untact)’가 일상화됐다. ‘콘택트(contact·접촉하다)’에 부정의 의미인 ‘언(un-)’을 합성한 말로,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 물건을 사고 파는 소비뿐 아니라 화상회의, 학교 교육, 예술활동 등 일상생활 전반에 새로운 흐름이 됐다.
3월9일 치뤄지는 대통령 선거도 언택트 유세전으로 펼쳐진다. 15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는 가운데 여야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캠페인 전략에 몰두하고 있다. 유권자와의 물리적 접촉은 줄이되, 온·오프라인에서 후보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언택트 유세전’이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은 유세차에 고속 무선 네트워크와 GPS(위치정보시스템)를 설치했다. ‘모두를 We한, 모두를 연결하는 유세’라는 콘셉트로 이재명 후보의 현장 유세는 물론 유세 전후 모습까지 밀착해 유튜브와 유세차로 생중계한다. 유세차에는 후보의 지역공약을 전할 ‘AI이재명(AI재밍)’이 탑재됐다. 민주당은 특히 자동차를 활용한 ‘드라이브인’ 방식의 선거운동을 추진한다. 이 후보가 야외유세 현장에서 자동차를 타고 모인 지지자를 상대로 연설하는 방식으로, 지난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채택한 방식이다.
국민의힘도 언택트 유세에 집중한다. 대선 초반전부터 ‘AI 윤석열’로 국민 질문에 답변하는 등 언택트 홍보에 나선 국민의힘은 지역별 공약 홍보에도 AI 윤석열을 활용할 계획이다. 권역별 대형 유세차 5대를 비롯해 300여대 유세차가 전국을 누비며 AI 윤석열이 소개한 지역공약 영상을 상영한다. GPS를 기반으로 한 유세차앱도 가동한다. 청년 중심의 ‘심쿵유세단’, 전 세대를 아우르는 ‘깐부유세단’ 등을 구성해 SNS 등 온라인 공간에서의 동영상과 시각적 이미지 중심의 캠페인도 펼친다.
일각에선 선거운동이 SNS중심의 언택트로 전개되면 페이크 뉴스와 음모론 등이 기승을 부리고 민심도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언택트는 대세다.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중요하다.
이연섭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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