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韓服)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의상이다. 1천600여년간 이어져 온 한복의 전통성은 고구려 고분벽화(4∼6세기)와 신라·백제 유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영·정조시대 신윤복, 김홍도의 풍속화에도 한복이 자주 등장한다.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OED)도 ‘한복(hanbok)’을 한국의 전통의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지난 4일 밤 개막한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했다. 중국 56개 소수민족 대표 등이 참여해 중국 국기를 전달하는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이라는 퍼포먼스를 펼칠 때 카메라에 포착됐다. 분홍색 치마, 흰색 저고리를 입고 댕기머리를 한 여성이 오성홍기를 전달했다.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문화침탈이다.
중국은 한국 고유의 문화가 마치 중국 전통문화인 것처럼 문화를 훔치고 있다. 이를 중국이 우리 역사를 빼앗으려는 ‘동북공정’에 빗대 ‘문화공정’이라 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한복 사태를 ‘한복공정’이라 한다. 서 교수는 SNS에서 “중국의 소수민족인 조선족을 대표하기 위해 (한복을) 등장시켰다 하더라도, (중국은) 이미 너무 많은 ‘한복공정’을 펼쳐왔다”고 했다.
실제 베이징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중국이 제작한 홍보영상 ‘얼음과 눈이 춤춘다’에 한복을 입은 무용수들이 춤을 추고 상모를 돌리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백과사전에는 ‘한복은 한푸(漢服)에서 기원했다’고 적고 있다. 또 많은 중국 누리꾼이 SNS에서 ‘한국이 한복을 훔쳐 갔다’는 어이없는 왜곡을 하고, 김치와 판소리도 자신들 것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 ‘ 한복공정’에 황당하다며 분노하고 있다. 분노에 그치지 말고 ‘한복은 한국의 전통의상이라는 진실과 우리의 전통문화를 세계인들에게 더 널리 소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부도 중국의 막무가내식 문화 침탈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이연섭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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