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오복

최원재 정치부장 chwj7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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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되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를 한다. 복(福)을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하는데 어떤 복을 말하는 걸까. 대표적인 복은 오복(五福)이 있다. 유교에서 이르는 다섯가지의 복이다. 보통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을 말하는데 유호덕과 고종명 대신 귀(貴)함과 자손이 중다(衆多)함을 꼽기도 한다. 오복이 문헌상에 나타난 것은 <서경> ‘홍범편’으로 알려져 있다.

오복은 첫째가 수로, 인간의 소망이 무엇보다도 장수를 원하기 때문이다. 둘째가 부로, 부유하고 풍족하게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셋째가 강녕으로 일생 동안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욕망을 나타낸다. 넷째가 유호덕으로 덕을 좋아한다는 뜻은 오래 살고 풍족하고 몸마저 건강하면 그 다음에는 이웃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보람 있는 봉사를 해보자는 것으로, 선을 권하고 악을 미워하는 선본사상의 발로라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고종명은 죽음을 깨끗이 하자는 소망으로 모든 사회적인 소망을 달성하고 남을 위해 봉사한 뒤에는 객지가 아닌 자기집에서 편안히 일생을 마치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

이와 같은 다섯가지 복은 소망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정치가나 학자 또는 지도계층의 소망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민간에서 바라는 오복은 <통속편(通俗編)>에 나오는데 수·부·귀(貴)·강녕·자손중다(子孫衆多)로, <서경>에 나오는 오복과 다소 차이가 있다.

<서경> 오복의 유호덕이 귀로, 고종명이 자손중다로 바뀐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서민이나 천민은 스스로가 귀하게 되는 것이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 생각했고 자손이 많은 것이 고종명보다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반 사람이 오복을 누리는 것은 풍족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자신을 귀하게 여기며 자손을 많이 낳고 사는 삶을 말한다. 임인년 새해 오복을 누리는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

최원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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