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당신의 가족 관계 만족도는?

양휘모 사회부 차장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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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의 발단은 ‘보일러를 높이겠다’는 자신의 말에 ‘추우면 옷을 입어라’며 핀잔을 준 아버지의 객쩍은 잔소리였다. 현장에는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이 있었다. 이들은 패륜의 끔찍한 광경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도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대 여성 A씨는 아버지와 다툰 뒤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강제로 문을 개방했지만 평소 우울증을 겪고 있던 A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 이미 싸늘한 주검으로 변해 있었다.

민족 최대의 명절, 가족 간 화합의 장이 마련되는 설날. 안타깝게도 위 사례들의 공통점은 설 명절 기간 내 발생했었던 가족 간의 참극(慘劇)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설날은 다가왔다. 정부의 모임 자제 권고에도 명절 연휴를 손 꼽아 기다린 이들은 결국 모이기 마련이다. 가족 관계가 원만치 않은 ‘가족 불편러’들 역시 이 시기에는 의무감(?)에 모습을 비치는 날. 그 날이 설 명절이다.

함께 윷놀이를 하며 덕담이 오고가야 하는 화기애애 분위기여야 할 그날. 예기치 않은 비극이 찾아오곤 한다.

‘취직은 언제 하니?’, ‘너가 우리 집안에 해준 게 뭐니?’ 험난한 인생길에 가장 든든한 방패가 되기도 하지만 때때로 서슬퍼런 칼날이 돼 상처를 주는 관계. 바로 가족이다.

기나긴 설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사건 기자들이 공통적으로 체크하는 부분이 있다.

연휴 기간 가족 간에 발생한 사건 동향 파악이다. 끔찍한 사건들을 취합해 ‘설 명절 가족 잔혹사’라는 타이틀을 뽑고 기사를 만들어 지면을 메운다.

이번엔 설 명절이 끝나 회사로 복귀했을 때 사건 하나 건지지 못해 당혹감을 느낄 기자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명절이 다가온 지금, 당신의 가족 관계 만족도는 어떠신가?

양휘모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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