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선(京元線)은 서울~원산을 잇는 철도로 1914년 9월6일 개통됐다. 길이가 223.7㎞에 이른다. 남북한 물자수송 및 교통에 큰 역할을 했으나 6.25 한국전쟁으로 파괴돼 비무장지대(DMZ) 주변으로 31㎞가 단절됐다. 국토 분단으로 남한 구간에선 서울 용산역에서 경기도 연천군 신탄리역까지 88.8㎞만 운행됐다. 경원선은 일제에 의해 건설되고 소련과 미국에 의해 끊어진 철길이다. 그래서 남한 최종단 신탄리역의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지판을 보면서 분단의 아픔에 눈물 흘리는 실향민이 많았다.
이후 60년간 끊겼던 연천 신탄리~철원 백마고지간 경원선 철로가 복원됐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표지판도 철원으로 옮겨졌다. 경원선 일부 구간 복원으로 남북철도 연결의 초석을 마련했다. 남북관계 개선시 만주횡단철도(TMR),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의 연계를 대비하고 있으나 북한까지 연결이 쉽지 않다.
경기북부 전철화 사업이 진행되면서 경원선 철도 일부가 폐선됐다. 동두천~연천 구간 복선전철이 올해 말 개통 예정이어서 초성리역에서 한탄강역 구간 3㎞를 철거하고 있다. 철도공단이 레일과 침목을 해체하고 있다.
이 구간에 한탄강 위를 건너는 한탄강 철교가 있다. 경원선을 놓을 때 건설한 것으로 1914년 8월16월 완공됐다. 길이 244m, 너비 4.5m, 중력식 콘크리트 교각 9개로 이뤄졌다. 철교 건설을 위해 연천주민이 강제 동원됐고, 완공 후엔 산업물자 약탈 수송로로 쓰였다. 몇년 전까지는 지역민과 관광객의 주요 교통로로 활용됐다.
한탄강 철교가 철거위기에 놓이자 연천군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주민 애환이 서린 100년 넘는 근대문화유산을 없애 버리면 안된다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설움과 한국전쟁의 아픔이 있는 역사를 잊지않기 위해서라도 그대로 둬야 한다. 이곳은 다크 투어리즘 (Dark Tourism)의 적합지다. 한탄강이 남북을 흐르듯, 38선에 놓인 한탄강 철교도 끊으면 안된다. 한탄강 철교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 보존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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