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충신 ‘윤관장군의 나무’로 명명된 수령 340여년의 파주 보호수가 관영 교통시설을 알리는 ‘이정(里程)표시목’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명칭변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파주문화원부설 향토문화연구소에 따르면 국가사적 제323호로 지정된 파주 광탄면 분수리 윤관장군묘(? ~1111년) 입구에는 법정 보호수(느티나무)가 식재돼 있다.
이 느티나무는 수고 9m, 나무둘레 4.2m로 지난 1997년 7월31일 보호수로 지정됐으며, 후손들이 윤관장군 묘역 조성 당시인 조선 영조 연간인 1700년대 중반께 식재, 수령 340여년 됐다. 이에 따라 2014년 이후 설치된 입간판에 고려 때 여진을 평정한 윤관장군의 묘역을 만든 기념으로 심었다며 윤관장군의 나무로 명명됐다.
하지만 윤관장군의 나무는 묘역조성 기념식수가 아닌 관영 교통시설을 알리는 도리(道里, 길의 거리)목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차문성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은 학술지 ‘파주연구’에 기고한 ‘파주구간 의주로 고증에 관한 일고찰’ 연구논문에서 “조선시대 대로는 10리마다 돌무더기,정자목등을 설치해 길손이 지날 때 안녕을 빌고 거리의 이정을 표시한다”면서 “(파주)마을로 연결된 의주대로에 위치했던 현 윤관장군 묘역 앞 느티나무는 (윤관장군의 나무가 아닌) 분수원(焚修院)을 알리는 정자목이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의주대로는 1역 5원(마산역, 혜음원,분수원,광탄원,이천원,도솔원)으로 구성돼 있었다.
특히 그는 “극히 예외적으로 효제(孝弟)일종으로 느티나무를 심었지만 왕릉이나 사대부묘역에 송백 아닌 기념식수로 느티나무를 심은 사례는 없다”면서 “이에 윤관장군의 나무라는 입간판은 의주대로의 이정표시목인 분수리 느티나무 혹은 분수원 느티나무로 명칭변경을 해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파주시는 “보호수를 관리하는 관리부서를 통해 윤관장군의 나무로 명명된 배경을 확인하는 등 정밀한 고증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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