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 나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데일리루시커피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원두 볶는 내음이 가득한 곳이 있다. 바로 용인시 처인구에 자리한 양지바른보호작업장이다. 이곳에서 박잎샘 시설장을 만날 수 있었다. 직원들과 근로 장애인들이 출근하기 한참 전이지만, 이곳만의 특별한 커피를 원하는 이들의 수요를 만족하게 하려면 하루가 바쁘다.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지난해 7월 박 시설장이 부임하면서부터 도드라졌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는 상황 속 부임한 그는 그동안 사회와 단절된 채 지냈던 장애인들을 우선 사회로 끌어냈다. 그는 장애인들을 지원하고자 지난해 8월부터 10월까지 ‘장애인 일터를 더 아름답게 One Meter(일美터) 프로젝트’를 진행해 3개월간 지역사회 참여를 독려했다. 특히 6천만원에 이르는 높은 판매 수익을 기록, 근로 장애인 급여와 직업재활사업비를 충당하면서 그동안 보조금에 의존하던 장애인 시설의 고질적인 행태를 벗어났다.
아울러 양지바른보호작업장의 시그니쳐 메뉴인 ‘아트드립백 8종 세트’, ‘커피와 허브티세트’ 딜리버리서비스, 캡슐 커피 출시, 아트드립백 샘플러 등이 주가를 달리고 있다. 특히 근로 장애인들의 디자인을 담은 ‘아트드립백 8종 세트’는 가장 인기가 좋다.
세 자매 모두 사회복지에 전공하며 어려서부터 복지에 자연스레 다가갔다는 그는 16년 전 장애인 복지의 불모지로 불리던 용인시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됐다. 당시만 해도 지금의 처인장애인복지관 외에는 시설도 부족한데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조차 확립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장애인 인식 개선부터 인프라 확충까지 차근차근 한 단계씩 단계를 밟아가던 그는 오늘도 용인지역 장애인복지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희망 가득한 한해를 시작한 박 시설장은 직원들과 ‘변화와 가치로 마케팅에 집중하는 장애인보호작업장’이란 슬로건 아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장애인일터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다.
박 시설장은 “15년 전 초등 3학년 장애친구들 사회적응훈련과 부모교육을 진행했다”면서 “지금 이곳 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나 직장인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며 현장에서의 장애인 일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진다”고 말했다.
용인=강한수ㆍ김현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