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여류시인 옥봉 이씨 400여년만에 남편과 파주서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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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 여류 시인인 옥봉(玉峰) 이씨가 400여년만에 남편과 파주에서 재회한다.

9일 파주 임천 조씨 군자감정파 종중(회장 조용언 이하 종중)에 따르면 종중 측은 올해 음력 10월14일 옥봉 이씨(본명 이숙원) 제사를 지내기로 했다.

앞서 종중 측은 지난 2017년 5월 파주 광탄면 용미리 혜음령 내 임천 조씨 선영에 옥봉 이씨 묘단비를 건립했다. 임천 조씨 14세손 운강공 조원(1544~1595) 부부 1단 아래 신주와 함께 조성한 것이다. 운강공 조원으로부터 버림 받은 지 400여년만이다. 당시 옥봉 이씨는 산지기의 억울함을 관원에 탄원한 ‘위인송원’이라는 글을 빌미로 쫓겨났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왕족의 서녀였던 옥봉 이씨가 조선 선조 때 양반가에 측실로 들어갔다 쫓겨나 이후 행적이 묘연한 뒤 임진왜란때 자신이 쓴 시를 기름칠해 수의대신 몸에 칭칭 감은 채 중국 동해안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기록했다.

조원 고손인 조정만이 쓴 ‘가림세고’ 부록에는 옥봉 이씨의 시 32수가 소개돼 있다. 조원의 측실인 옥봉 이씨를 총명하고 시사에 능해 중국에까지 명성이 떨쳤다고 기록했다. 양령대군파 족보인 신원보에도 조원을 사위로 올려 놓았다.

조진석 종중 총무는 “올해 본격적으로 옥봉 이씨의 시 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논문 공모 등 문학축제 개최와 선영에 옥봉 시(詩)공원 조성을 추진하는 등 재조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성지오 파주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 부소장은 “옥봉은 홍만종(소화시평)과 허균(성수시화) 등이 조선제일의 여류시인으로 평가했다”며 “파주 향토문화자산으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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