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경제 현상을 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지난해 초 코로나19 발병 이후부터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화폐를 마구 찍어내기 시작했고, 돈은 시중에 많이 풀렸다. 그만큼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재봉쇄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세계 각국의 인플레이션 공포는 심각하다. 터키의 경우 과거에는 3리라로 빵을 4개 구매할 수 있었다면, 현재는 빵을 1개 밖에 살 수 없을 정도로 화폐가치가 급락했다. 스페인의 물가상승률도 29년만에 가장 가파르게 치솟아 5.5%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가 비상 국면이다.
▶국내 상황도 쉽지 않다.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9년 만에 최고치(2.4%)에 이르는 등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11월 물가상승률은 9년 11개월 만에 최고치인 3.7%까지 치솟으며 추가 상승 우려가 크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집값이 상승했다. 1~11월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7.64% 올랐고, 전셋값은 10.29% 상승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 이후 전기요금과 가스요금도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그동안 에너지요금은 정부가 물가 인상 우려 등의 이유로 억제했지만,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인상되면, 물가 상승은 더욱 가팔라진다.
▶달러를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미국은 어떤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3월까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완료한 뒤,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전망이다. 시중에 풀렸던 돈을 회수하겠다는 정책으로 그만큼 돈줄을 옥죄겠다는 의미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인플레이션 대처가 지금 최우선 과제”라는 성명을 냈다.
전 세계에 퍼진 코로나19를 통해 우리는 ‘하나의 지구촌’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 여파로 다가오는 인플레이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럴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한다. 정부도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고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명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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