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이라구요?”…배달업계 출혈경쟁 가속화에 자영업자 ‘불똥’

코로나19 특수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배달업계가 출혈경쟁을 불사하면서 경기도내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플랫폼들은 연말을 맞아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배달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배달의민족의 경우 연말까지 브랜드별 1만원 상당의 할인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요기요는 첫 구매 할인 등 20여가지의 이벤트가 준비돼 있으며, 쿠팡이츠 또한 첫 주문 2만원 할인행사를 포함한 20여가지의 할인 이벤트가 마련된 상태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할인 행사의 부담이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랜차이즈별로 차이는 있지만 할인 행사 진행 시 할인 비용 중 일부를 업주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비율은 통상적으로 20~50% 정도를 차지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수원의 한 프랜차이즈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50대 A씨는 “강제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근에 같은 프랜차이즈 점포도 있고 경쟁에서 밀릴 수 있어 본사 차원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 반강제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구조”라면서 “주문량이 많이 늘긴 하는데, 할인 비용 때문에 마진은 크게 줄어 오히려 인건비 부담만 늘고 있다”고 푸념했다.

특히 이 같은 할인 행사가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경쟁에서 밀려난 소규모 자영업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성남에서 개인 중국집을 운영하는 B씨(53)의 경우 배달 플랫폼들이 각종 할인 이벤트를 시작하면서 매출이 줄었다. 이 때문에 배달앱을 통해 자체적으로 5%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B씨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전투적인 할인행사는 소규모 영세업자들에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다”라며 “자체 행사를 하긴 하지만, 프랜차이즈 할인과는 경쟁이 되진 않는다”고 토로했다.

배달업계에서도 이 같은 악순환에 대해선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들의 불만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들도 앞다퉈 경쟁적인 할인행사를 하고, 우리(배달 플랫폼) 또한 경쟁사들이 할인 행사를 하면 함께 할 수밖에 없는 구조”면서 “최대한 소상공인과 소비자, 라이더 등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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