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월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여부야빈’ 현상은 두드러졌다. 촛불로 창출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이재명, 전해철, 김태년, 안민석 등 쟁쟁한 후보가 거론됐었다. 반면 야당은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홀로 이름을 올리면서 그야말로 여부야빈의 양상을 보였다. 원래 여부야빈은 정치계의 유행어 중 하나로 여당이 비교적 정치 후원금이 넉넉해 자금 면에서 여당은 부유하고 야당은 가난하다는 말인데 지금의 여부야빈 현상은 후보를 두고 하는 얘기다.
내년 6월1일 치러지는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도 지난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본보가 구글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안민석 의원, 김태년 의원, 심재철 전 의원, 남경필 전 경기지사가 상위권을 기록했다. 3명은 여권 인사고 남경필 전 지사는 정계 은퇴를 선언한 터라 사실상 야권 인사로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야당은 아예 후보군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야권은 그냥 빈(貧)이 아니라 극빈(極貧) 양상을 보이는 것이다. 내년 3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의 승패가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마땅한 후보가 없는 야권의 인물난이 심각하다.
정권 말기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지지층이 두터운 데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도 윤석열 후보와 백중세를 보이고 있어 야권 인사들은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인지도 높고 영향력 있는 야권 후보가 나와야 유권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야당이 분발해 ‘여부야부’의 팽팽한 대결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
최원재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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