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인 신재 한상경(韓尙敬, 1360∼1425)의 영정(影幀)이다. 한상경 영정에는 조선 초기의 초상화 양식을 잘 반영돼 있다. 관모의 양각이 아래로 내려온 모양, 흉배가 없는 담홍색 단령, 등받이가 없는 접이식 의자인 승상(繩牀) 등이 단서다.
이 초상은 여러 가지 단서로 볼 때 17세기 베껴 그린 이모본(移模本)이지만, 표현상의 요소는 15세기를 대표할 단서를 갖고 있다. 화폭의 왼편 상단에는 표제가 있다. 화면의 오른쪽 상단에는 이경석(李景奭)이 ‘화상찬(畵像贊)’을 남겨 이 초상의 원본인 개국공신도상을 17세기에 이모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초상 인물은 오른쪽으로 고개를 약간 돌리고 공수자세를 취하고 의자에 앉았다. 안면의 표현은 채색을 담담하게 썼으며 묘사가 간결한 원본의 모습을 충실히 따라 그렸다. 복식에서 고려 말 조선 초의 형식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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