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최저임금 인상 앞둔 소상공인…‘삼중고’ 호소

연합뉴스

“내달부터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네요. 코로나19 팬데믹에 인플레이션까지 더해 힘든데, 이같은 ‘삼중고’를 버틸 수 있을까 두렵네요.”

9일 평택시의 한 산업단지. 자동차 부품(링 기어)을 열처리하는 장비가 쉴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에서 김재선 대표(61ㆍ가명)는 오늘도 직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그런 김 대표에게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내달부터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최저임금 시급(9천160원)에 따라 인상된 급여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장기간으로 이어진 자동차 산업 침체에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출이 급감해 벅차기만 한 상황에서다.

김 대표는 “수년 전에는 50억원대의 매출까지 기록했지만, 지금은 10억∼2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직원들 인건비까지 올라 회사 운영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수원시 탑동에서 아이스링크장을 운영하는 김성수씨(50)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여파로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반년가량 링크장을 열지 못했다. 결국 운영난을 겪게 된 김씨는 고심 끝에 직원을 감축, 인건비를 아끼게 되면서 링크장을 힘겹게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내년부터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면서 “지금도 고용 여건이 최악인데, 내년에는 운영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와 물가 상승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경기도 소상공인들이 다음 달부터 적용되는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을 우려하며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22년 최저임금이 올해(8천720원)보다 5.0% 오른 시간당 9천160원이라고 밝혔다. 이를 월급(주 40시간ㆍ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91만원이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와 고물가가 겹친 악재 속에서 인건비마저 올라 내년부터 줄도산하는 중소기업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재계는 소상공인의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최저 시급 관련 중소기업을 돕는 관련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창호 경기경영자총협회 기업지원본부장은 “서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더 많은 소상공인의 경영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며 “노사의 상생을 위해 5인 미만 업종 등 규모 및 업종별로 최저 시급이 차등 적용되는 정책이 즉각 실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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