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사과없이 떠난 전두환, 그의 빈소는 썰렁했다

24일 오후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 2층의 한 특실.

5ㆍ18 민주화운동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가 끝까지 없었던 탓이었을까.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5공화국의 지도자였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에는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앞서 떠난 전직 대통령의 서거 때와는 달리 현역 정치인들의 조문행렬도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이들을 대신해 자리를 지킨 자들은 80여명의 기자들과 몇몇 보수 유튜버들이었다.

전 전 대통령의 영정 속 모습은 생전 영욕의 삶과 달리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뜸했던 조문행렬은 고인과 생전에 각별했던 육사 출신들로 조금씩 그 명맥을 이어갔다.

청와대 경호실장으로 정권 2인자로 군림했던 장세동, ‘5공의 설계자’로 불린 허화평 등 이른바 ‘5공 실세’로 불렸던 인물들이 이날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전날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에 이어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 김기현 원내대표가 차례로 이날 빈소를 방문했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도 이날 오전 9시20분께 장례식장을 찾았다.

여러 논란과 의혹을 남기고 떠난 인물인지라 빈소에서는 작은 소동도 있었다.

이날 오전 9시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근조화환이 도착해 취재진의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이는 박 전 대통령을 사칭한 화환인 것으로 드러났다. 1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빈소는 오후 2시께 우리공화당 지지자들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려 한때 혼잡을 빚기도 했다.

김정규ㆍ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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