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쓰레기장인지 경작지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입니다”
수천억원이 투입된 안산시 시화지구 대송단지가 쓰레기 투기 등 각종 불법 행위로 몸살을 앓는다는 지적(2018년 3월11일자 6면)에도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 화안사업단은 지난 1998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4천394억원을 투입해 안산시 대부동과 화성시 송산면 일대 총 4천396㎡ 규모의 대송단지 간척농지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안산시 대부동 일대 300만㎡에서 39개 영농법인이 임시 사용 허가를 받아 농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오전 11시 영전마을 근처 현장을 확인한 결과, 농경지로 믿기 어려울 만큼 쓰레기가 난립해 있었다.
농경지 인근 수풀 사이에 버려진 길이 150㎝의 냉장고 안에는 기저귀, 여성용품 등이 물과 함께 고여 있어 분뇨 냄새 등 코를 찌를 듯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이곳과 불과 10여m 떨어진 공터에는 불에 그슬린 비닐이 땅속 깊숙이 박혀 있어 토양 오염이 우려됐으며 심지어 대송단지와 35여㎞ 떨어진 수원시의 쓰레기봉투마저 발견됐다.
대송단지 외지섬 방수제 인근도 아직 개방되지 않은 곳이지만 무단점유 등 이미 불법 천국 장소로 전락돼 있다. 농촌정비법상 이곳에는 어구 등 그 어떠한 시설물이 설치되지 않아야 함에도 높이 3m, 길이 6m의 컨테이너 박스 두 개가 버젓이 있었으며, 곳곳에는 통발마저 널브러진 채 방치된 상황이다. 여기에 ‘낚시 금지’라는 팻말을 비웃듯 총 20여명의 시민이 낚싯대를 기울이며 어획활동에 나서고 있었다. 떡밥 등으로 인한 수질 오염 문제가 우려됐지만 이를 제지하는 관리인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에서 팬션을 운영 중인 박정자씨(60ㆍ여ㆍ가명)는 “수시로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데도 공사는 단속은커녕 쓰레기 수거조차 안 해 주민들이 치우고 있다”며 “오랜 기간 수천억원을 투입한 이곳을 이렇게 수수방관해도 되겠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불법 행위가 만연히 이뤄지고 있지만 관리 주체인 공사 측은 최근 3년간 단 한 건의 불법 행위도 적발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관리에 손을 놓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공사 화안사업단 관계자는 “수거업체를 불러 영전마을 근처의 쓰레기를 청소하게 하도록 할 예정”이라며 “외지섬에 설치된 컨테이너 박스 등은 안산시에 협조를 요청해 행정대집행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재원ㆍ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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