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산성구역 재개발, 세입자 100여명 갈 곳 없어 ‘발 동동’

성남시 수정구 산성 재개발지역에서 세입자들이 이주기간 종료에도 높아진 전ㆍ월세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진은 산성동 재개발지역에 생활폐기물들이 곳곳에 쌓인 채 방치되고 있는 모습. 진명갑기자
성남시 수정구 산성 재개발지역에서 세입자들이 이주기간 종료에도 높아진 전ㆍ월세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진은 산성동 재개발지역에 생활폐기물들이 곳곳에 쌓인 채 방치되고 있는 모습. 진명갑기자

성남 수정구 산성 재개발지역에서 세입자들이 이주기간 종료에도 높아진 전ㆍ월세로 갈 곳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4일 성남시와 산성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 등에 따르면 조합 측은 수정구 산성동 1336번지 일원 15만2천797㎡에 지하 5층~지상 29층 공동주택 3천372가구 규모로 오는 2024년까지 공급한다. 앞서 주민 이주는 지난해 10월 시작돼 지난달 26일 종료됐다.

그러나 세입자 100여명이 이주할 곳을 찾지 못해 열악한 환경에도 아직 거주 중이다. 이 중 대다수가 전ㆍ월세 세입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년여 동안 주민들이 이주해 산성동의 가정집 대문과 상가 등지에는 철거 예정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었다. 거리 곳곳에는 주민들이 떠나면서 버린 생활폐기물들로 쌓여 초겨울인데도 악취가 풍기고 있다. 밤에는 인적이 드물어 치안문제도 제기된다.

세입자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주장하며 이주를 미루고 있다.

이에 조합 측도 주민들의 이사를 돕기 위해 개발구역을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소로 제공,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주민들의 이주를 돕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조합의 지원책과 이사비, 주거이전비 보상 등으로는 높아진 전ㆍ월세로 이주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세입자 A씨는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30만원에 살고 있다. 건강문제로 수입이 없고, 기초생활수급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빨리 이주하고 싶지만 전ㆍ월세가 너무 높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기도의 주택 평균 월세는 88만9천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77만원)과 비교해 11만9천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산성동 상가 세입자 B씨는 “산성동의 임대료는 성남시에서 가장 저렴한 지역에 속한다.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도 있어 새로운 상가를 찾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거동이 어려운 주민들에 대해선 같이 이사할 집도 알아보고 안내 중이다. 촬영지 제공 수익을 통해 이사비 지원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이주 관련 보상은 토지보상법에 따라 주거이전비와 이사비 등을 지급하고 있다. 이주 독려는 조합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성남=진명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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