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준하 선생 유족이 파주 검단사에 4주일째 임시로 안치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을 참례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앞서 국가장으로 장례를 마친 고(故) 노 전 대통령 유해가 장지도 없이 파주 탄현면 검단사 임시 안치상황이 4주째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본보 18일자 1면)됐다.
22일 파주 검단사 측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장준하 선생 아들인 장호권 기념사업회장 부부가 자신의 맏딸이자 장 선생의 장손녀인 고 장원경씨의 유골이 있는 검단사를 찾아 참례하고 있다.
고 장원경씨는 미국 뉴욕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1년 전 발생한 암으로 투병하다 지난달 28일 숨진 뒤 파주 검단사에 안치됐다. 검단사 인근 통일동산에는 파주시가 지난 2012년 8월 3천967㎡규모로 조성한 자연공원에 장준하 선생을 모셔와 추모공원을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장 회장 부부는 딸의 납골당 안치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검단사를 찾아 참례하면서 지난달 30일 임시 안치된 고 노 전 대통령에게도 똑같이 참례하고 있다.
1975년 8월17일 유신정권에 항거하다 의문사하는 등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운동가인 장준하 선생 후손이 고 노 전 대통령을 참례하자 그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영미 파주 검단사 사무장은 “장 회장 부부는 딸이 안치된 납골당을 찾아 참례하면서 같은 공간에 있는 고 노 전 대통령에게도 차공양하고 있다. 이유를 물으면 딸 잃은 슬픔을 억누르며 가볍게 미소만 짓는다”고 말했다.
고 노 전 대통령 유족 측은 “파주 검단사로부터 장 회장 부부의 참례소식을 전해 들었다. 가족잃은 슬픔으로 고통이 심할텐데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종환 파주시장은 “보수와 진보 진영 등을 뛰어넘어 ‘평화의 땅 파주’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영면할 수 있도록 파주 시민 여러분의 화해와 용서의 손길을 부탁드린다”며 묘역조성 요청을 수용했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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