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타요’ 속 대동세상, 현실에서 이뤄지길

양휘모 사회부 차장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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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 뚜벅’ 사람이 이동할 때 내는 발걸음 소리다. ‘부릉 부릉’ 시민의 발이라 불리는 버스의 이동 소리다.

인간의 발은 심각한 건강 이상 문제만 없다면 잘 굴러간다. 이에 반해 버스의 엔진은 때때로 침묵을 유지한다. 사측과 노조, 정부 정책 등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첫차부터 경기도 10대 중 4대 이상의 버스가 파업 위기에 직면했지만 기사회생으로 다시 달린다. 18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노사가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당초 회의는 이날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계획됐었지만 노사는 1시간30분 추가된 막판 협상을 벌인 끝에 극적 타결을 이뤄냈다.

겨우 한숨을 돌렸지만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는 버스 파업 위기는 조금 과장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온다. 두달 전만 거슬러 올라가면 ‘경기도 공공버스’ 총 파업 위기가 있었다. 가까스로 파업은 유보됐지만 노조 측은 이번 파업 유보를 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이른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대규모 투쟁의 여지를 남겼다.

여기에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운행마저 위태롭게 만드는 또 다른 외부 변수로 떠오르며 시민의 발 버스의 제 기능 수행을 위협하고 있다.

한때 아동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꼬마버스 타요’ 애니메이션이 있다. 간선버스 타요, 지선버스 로기, 순환버스 라니, 광역버스 가니 등 만화 속 캐릭터들은 외부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열심히 맡은 일을 척척해낸다. 그러다보니 이 세계관에서는 파업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가 없다.

노사와 정부 등 관계자들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합당한 임금, 개선된 근로여건 등이 하루 빨리 정착돼 타요 세계관에서처럼 시민들이 아무 걱정 없이 언제나 시민의 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양휘모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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