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KT, 미란다 넘어 통합우승 9부능선 오른다

타선 응집력 부활ㆍ선발야구로 3연승 도전…17일 3차전 데스파이네 선발 출격

KT 위즈가 17일 두산을 상대로 202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연승에 도전한다. 사진은 지난 15일 2차전서 6대1로 승리를 거둔 KT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첫 한국시리즈(KS) 무대서 2연승으로 통합우승 달성이 유력해진 KT 위즈가 3연승 사냥에 나선다.

KT는 17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두산과 KS 3차전을 갖는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타선의 응집력이 부활하면서 특유의 선발야구와 어우러져 ‘지친 곰’을 상대로 2연승을 기록, 챔피언 등극에 성큼 다가섰다.

KT는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3차전서 리그 최고의 선발투수인 아리엘 미란다를 만난다. 미란다가 어깨 통증으로 포스트시즌은 첫 등판이지만 KT로서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자칫 3차전을 내주면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기적을 만들어온 뚝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KT 타선은 정규시즌서 무서운 집중력으로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으나 지난 9ㆍ10월 팀 타율 0.259, OPS(출루율+장타율) 0.708로 극심한 부진을 보이면서 어렵게 KS에 직행했다. 이로인해 자칫 KS서 타격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KT 타선은 KS에서 정규시즌 선두를 질주할 때 보여줬던 무서운 응집력을 부활시키며 두산을 연파하고 정상 등극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앞선 2경기서 100% 출루율을 보인 ‘간판타자’ 강백호를 비롯, 1,2차전서 각각 결승 홈런포를 쏘아올린 배정대와 황재균 등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할 때 터지는 폭발력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 중심타자도 예외없는 희생번트와 런앤히트 등 선수들의 작전 수행능력이 어우러지면서 포스트시즌 9경기를 치르느라 지친 두산 마운드를 허물었다.

KT는 시즌 내내 1선발로 활약한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선발로 등판할 3차전서 승리하면 통합우승의 9부 능선을 넘게된다. 데스파이네는 올해 두산을 상대로 3경기에 선발 등판해 18.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5.40으로 평균치 이하지만, 3차례 모두 5이닝 이상을 버티는 등 노련미를 앞세워 팀 우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만약 3차전서 데스파이네가 초반에 무너질 경우 특급 계투진을 고루 기용해 실점감을 익히며 두산의 예봉을 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대은, 박시영, 주권 등 필승조와 ‘히든카드’ 엄상백, 김민수 등 불펜진 상당수가 아직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1,2차전서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와 소형준이 모두 6이닝 이상 투구하며 불펜 부담을 크게 줄여준 덕분에 언제든 ‘인해전술’ 전략이 가능하다.

이에 반해 두산은 미란다 마저 무너질 경우 더 이상 내세울 선발 카드가 없어 KT의 스윕 우승(4전승 우승)이 유력하다. 3차전 결과에 따라 KT가 조기에 통합우승을 결정짓느냐, 아니면 두산이 대반격의 서곡을 울리느냐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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