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아침] 달빛을 통과 중

오늘도 저 나무는

강가를 떠나지 못한다

뽑힐 수 없는 숙명의 뿌리

줄기에 가지 뻗고 잎 내지만

강물에 뜬 달 바라만 볼뿐

그 자리 장승처럼 서서

불면의 밤 수없이 너를 보냈는데

여전히 네가 그 자리에 서 있다

버틸 의지도 감당키 어려워

대양을 건너

국경 너머까지 치닫는 달빛의 고민

바로 그곳엔 세상 만상을 지은

스스로 존재하는 이가 계시어

그곳으로 너를 보낸다.

 

 

하옥이

시집 <숨겨진 밤> 외 다수.

소설 <찢어진 그물> 외 다수.

월간 <신문예> 주간. 

도서출판 <책나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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