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집값 잡으려다… 부동산 양극화 부른다

이명관 경제부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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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 패닉바잉으로 점철됐던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정부의 정책으로 일단 집값 상승세는 잦아들고 있다. 다만 자유시장경제에 칼을 댄 상황이라 파생될 문제가 만만치 않다. 금리는 올라가고 있다. 대출 상환 기간은 줄였다. 대출의 문턱은 높아졌다. 다시 말해 돈줄이 막히고 있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집값이 상승세는 이어가지만 상승 폭은 둔화하는 추세다. 11월 첫째 주(1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9% 오르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9월 초부터 8주째 하락세다.

▶아파트의 거래 절벽은 심각하다. 경기부동산포털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7월에는 1만5천76건이었지만, 8월(1만3천598건), 9월(1만38건), 10월(6천447건)까지 불과 3개월 사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전세 거래량 역시 급감했다. 7월에는 2만3천238건으로 올해 들어 최고 거래량을 기록한 데 이어 8월(2만2천63건), 9월(1만8천717건)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에는 1만6천280건으로 불과 석 달 사이 거래량이 약 30% 감소했다.

▶이같이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가 현저히 줄어든 데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 발표와 금리 인상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정부가 대출을 과도하게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개입이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현금 부자만 부동산 시장에서 움직일 수 있다.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영끌과 패닉바잉으로 아파트를 샀던 2030세대가 이자 부담 등 무거운 짐만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throw the baby out with the bathwater’라는 영어속담과 함께.

이명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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